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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들베리 국제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와 버지니아 CNA 연구·분석기관의 데커 이블레스는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민스크에서 동쪽으로 약 307㎞ 떨어진 크리체프 인근의 옛 공군기지가 전략 미사일 기지의 구조와 일치한다며, 이곳에 이동식 오레시니크 발사대가 배치됐을 가능성이 90%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활주로 끝단에 조성된 콘크리트 패드와 이를 흙으로 덮은 위장 구조물, 군사용 철도 환적 지점 등 기지 시설을 분석한 결과 전략 미사일 운용을 전제로 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통상탄두를 장착한 오레시니크를 우크라이나 목표물에 시험 발사한 바 있다. 오레시니크는 평소에는 통상탄두를, 위기 시에는 핵탄두를 탑재하는 이중용도 핵전장 무기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해당 미사일 속도가 마하 10을 넘어,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올해 하반기 벨라루스에 오레시니크를 배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냉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를 상시 배치하는 전략 전환으로 평가된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역시 최근 첫 미사일이 이미 배치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오레시니크 10기가 벨라루스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에 따르며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부 장관은 "오레시니크 배치는 유럽의 힘의 균형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서방의 공격적 행동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배치가 2010년 체결된 미러 간 마지막 전략핵무기 제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만료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싱크 탱크 채텀하우스의 존 포먼은 "푸틴이 벨라루스 배치를 통해 유럽 깊숙한 곳까지 타격 범위를 확장하려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러시아 핵전력 전문가 파벨 포드비그는 "이번 조치가 군사적·정치적으로 러시아에 새로운 이점을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대응 조치 변경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자국 영토 밖에 핵무기 전력을 전진 배치했다는 선례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유럽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