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삼성전자, BMW에 배터리 넘어 반도체까지… 전장 드라이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30010015651

글자크기

닫기

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2. 30. 16:44

독일 ZF ADAS 사업 인수 이어
'엑시노스 오토' BMW 신형차에 탑재
2009년부터 시작된 협력…반도체까지 확장
K-001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오토 V720'을 BMW 신형 전기 SUV '뉴 iX3'에 공급했다. 사진은 엑시노스 오토 V920./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전장 사업의 보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장 관련 인수합병(M&A)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해온 가운데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까지 완성차 양산 모델에 적용되면서 삼성의 전장 전략이 투자 단계를 넘어 실행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자체 개발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20'을 독일 완성차 업체 BMW의 신형 전기 SUV '뉴 iX3'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가 글로벌 완성차 양산 모델에 들어가는 사례로, 배터리 중심이던 양사 협력이 반도체 영역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뉴 iX3는 BMW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가 처음 적용되는 양산 모델로 삼성의 차량용 칩이 BMW의 중장기 전기차 로드맵에 포함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엑시노스 오토 V720은 고온·고진동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목표로 설계된 IVI용 핵심 칩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 커스텀 SoC 전담 조직을 신설해 완성차 업체 대상 맞춤형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뉴 iX3를 시작으로 전기차는 물론 일부 내연기관차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BMW 차세대 7시리즈에 5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오토 V920'이 채택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삼성과 BMW의 협력은 전장 전반으로 이어져 왔다. 삼성은 2009년부터 BMW와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으며 BMW i3, i8, iX, i4, 뉴 i7 등 주요 전기차 모델에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이번 차량용 반도체 공급은 이러한 협력 관계가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2024123101010021924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삼성전자
삼성의 전장 전략은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확장과 맞물려 있다. 삼성은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패널, 하만의 카 오디오·디지털 콕핏,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를 축으로 전장 전반에서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배터리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까지 통합 공급이 가능한 파트너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

삼성은 2016년 약 80억달러를 투자해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하만은 오디오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콕핏과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으로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하만을 통해 독일 전장 업체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약 2조6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며 자율주행 핵심 기술까지 확보했다.

ZF는 전방 카메라 기반 스마트 카메라 분야에서 글로벌 1위권 사업자로 평가받는 업체다. 삼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센싱 기술과 완성차 고객 기반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삼성전기가 강화 중인 ADAS용 전자부품 사업과의 시너지 역시 기대하고 있다. 전장을 단일 부품이 아닌 종합 솔루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행보에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접촉하며 전장 협력을 모색해온 흐름과도 맞물린다. 이 회장은 올해 중국 BYD 본사와 샤오미 자동차 공장을 직접 방문하며 전장 협력 가능성을 점검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경영진과도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영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