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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믹스, 전원 다양성이 필수…원전·LNG 배제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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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12. 30. 18:11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 개최
김성환 “다양한 의견 수렴, 최적 대안 만들 것”
전문가, 에너지믹스 전력원 다양성 부재 지적
“독자적 무장해제 위험, 글로벌 추세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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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정순영 기자
에너지믹스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을 위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에너지원은, 폐지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조화로운 균형을 이뤄야 할 필수적인 파트너 관계라고 입을 모았다. 독일과 영국 등 탈석탄 기조를 이어가던 선진국들이 다시 전통 전력원으로 일정 부분 회귀하는 시점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보단 글로벌 추세에 발맞춘 정책적 안배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신규 원전 건설 여부 등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론화 작업에 돌입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탈원전 논쟁에 5년의 시간이 소비되며 재생에너지 정책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며 "이념적 접근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에너지믹스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차례의 토론과 국민 설문을 계획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최적의 대안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탈탄소화라는 큰 전제에 동의하면서도, 정부의 무리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전력 공백과 전력시장 왜곡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에너지원 다양성을 고려한 전력 수급 정책의 부재를 지적했다.

패널토론에서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중장기 전기요금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정부의 에너지 수요 전망을 '가격표가 없는 시가'로 표현했다. 정 교수는 "2050년 가정과 산업이 전기요금을 얼마나 부담해야 할지 공개되지 않은 채 당장 카드를 긁어야 하는 정책엔 문제가 있다"며 "원전 건설에 따른 효과 및 역할을 먼저 분석해 논의해야 하는데, 발전소 수를 동결시키는 사실상 탈원전 시나리오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미국 등 글로벌 선진국이 원전 건설로 회귀하고 있고 빅테크 기업들도 인공지능(AI) 산업을 위해 원전을 입도선매하고 있는데, 우리만 무장해제를 할 게 아니라 상대와 같은 무기를 들고 움직여야 산업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경직된 국내 전력시장 구조의 문제점과 원전 및 LNG 등 보조전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석 위원은 "풍력과 태양광이 전력시장에 등장하면서 LNG 발전 가동률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이 상태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출력 감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 비중 50%를 넘겼다는 유럽의 프랑스조차 올해 상반기에만 상시 감발로 잠재적 발전량의 8.2%를 낭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적용도 쉽지 않은 이유는 중국과 소련처럼 국내 도매 전력시장이 왜곡되고 보조 서비스 시장이 없기 때문으로, 혁신적 전기사업자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탈석탄에 대한 정부의 강한 추진력과 전기본의 신뢰성 회복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송용현 사단법인 넥스트 부대표는 "탈석탄을 확실히 할 것인가에 정책의 방점 찍고 독일의 선례처럼 12차 전기본 역시 이에 준하는 로드맵을 갖춰야 한다"며 "전통적 에너지 안보가 화석연료 공급의 다변화였다면, 앞으로는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혁준 한국서부발전 공주건설본부장은 "내일은 태안 석탄 화력 1호기가 폐쇄되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날로, 태양광이 없을 때 동일 용량을 보급하는 역할을 복합화력이 맡고 있다"며 "새 발전원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은 15년 정도로, 전기본이 정책의 신뢰성 갖고 추진돼야 플레이어가 시장에서 단가에 맞는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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