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예약 서비스·픽업 확대 등 소비자 이용 경험 개선
|
31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12월 20일 기준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484만37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 5일(1446만 명) 이후 약 두 달 만에 최저치다. 카드 결제 지표도 감소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실이 카드 6개사(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현대)의 쿠팡 결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2주간 쿠팡의 결제 승인 건수는 4495만417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출 사태 발표 직전 2주간(11월 16~29일)의 4683만7121건보다 188만2948건, 약 4.1% 줄어든 수치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이후 결제·이용 지표가 동시에 흔들리면서, 그간 유지돼온 쿠팡의 높은 이용자 충성도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이츠는 그동안 쿠팡의 물류·결제 생태계를 등에 업고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왔다. 로켓배송으로 구축한 물류 인프라와 와우 멤버십 기반의 결제·구독 구조는 배달 시장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모회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쿠팡이츠 역시 이미지 전이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은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에는 상대적인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쿠팡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플랫폼 선택 기준이 속도나 가격 중심에서 신뢰와 안정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최근 배달의민족은 단기 경쟁 대응보다 서비스 개선과 소상공인 협업을 병행하며, 플랫폼 전반의 이미지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즉시 배달 장보기 서비스인 배민B마트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내일 예약'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의 즉시 배송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 일정에 맞춘 선택형 배송을 제공함으로써 장보기 경험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속도 경쟁 중심의 구도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선택권과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배민은 포장 주문을 '픽업'으로 재정의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편하는 등 비배달 영역의 이용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배달료 부담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체감 혜택을 높이는 동시에, 점주 입장에서는 수익성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구조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운영 전략 측면에서는 이른 시간대 수요를 겨냥한 '얼리오프닝'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배민B마트는 현재 오전 6시부터 운영하는 3시간 얼리버드 매장을 18곳, 오전 8시부터 운영하는 1시간 얼리버드 매장을 B마트 전용 물류 거점(PPC) 27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얼리오프닝 시간대 주문 비중은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출근이나 등교 이전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며, B마트를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하고 있다.
소상공인과의 협업 확대 역시 주요 축이다. 배민은 최근 소상공인 협약 보증 대출 지원 지역을 경기와 강원까지 확대했다. 경기 지역에는 150억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졌고, 강원 지역에는 내년 1월부터 30억원 규모의 지원이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플랫폼에 대한 소상공인 신뢰를 관리하려는 행보로 보고 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쿠팡 사태로 쿠팡이츠 역시 이미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배달의민족에는 일정 부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이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려면 전략적인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