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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 알의 사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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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01. 13. 16:26

7개 전문 공간·251개 항목 분석
글로벌 기준 부합하는 연구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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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분석실에서 연구원이 사료 시료의 물성 및 품질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장지영 기자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게 있다. 우리 아이가 먹는 사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원료는 어디서 오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제품이 되는 걸까. 혹시 말 못 하는 동물이 먹는 제품이라 대충 만들지는 않을까? 말 그대로 미지의 영역이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언론인이기 전에 반려인의 한 사람으로서 궁금증을 도저히 참지 못했다.

그래서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보타닉게이트 지식산업센터 3층을 찾았다. 이곳에는 반려동물 사료의 연구부터 제조까지 한 공간에 담아낸 '우리와 펫푸드 연구소'가 자리하고 있다. 강아지의 후각과 매의 눈으로 너희들을 샅샅이 분석해 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연구소 문을 열었다. 제일 처음 보이는 건 흰 가운 차림의 연구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반도체 공정에서나 볼 수 있는 청결함과 치밀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소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마주한 풍경은 흰 가운을 입은 연구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실험대 위에는 냉장 보관된 원료들이 놓여 있었고, 유리벽 너머로는 소형 생산 설비가 쉼 없이 돌아갔다. 분석과 실험, 생산이 한 공간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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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분석실에 설치된 초순수 제조 장비(Milli-Q). 사료 성분과 위해 요소를 정밀 분석하기 위한 실험용 물을 자체적으로 관리한다./장지영 기자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분석 범위의 깊이다. 일반성분 분석에 그치지 않고 아미노산·비타민·무기물·지방산 등 17개 그룹, 약 251개 항목을 자체적으로 분석·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잔류농약과 곰팡이독소, 중금속도 극미량 수준까지 검출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 사료관리법은 물론 미국사료협회(AAFCO), 유럽사료산업연맹(FEDIAF),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을 충족하는 분석 체계다.

현장을 안내한 박창우 연구개발팀 수석연구원은 "사료는 성분표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 어렵고, 제조 조건에 따라 물성과 기호성이 크게 달라진다"며 "제조 과정 자체를 연구하지 않으면 품질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핵심은 파일럿룸에 구축된 익스트루더 설비다. 충북 음성에 위치한 대규모 생산 기지 '우리와 펫푸드 키친'과 동일한 공정 조건을 소형으로 구현한 장비로, 연구 단계에서 설정한 배합과 공정 조건을 그대로 적용해 사료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분쇄와 혼합·성형·오븐·코팅까지 실제 생산과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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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센서리룸에 진열된 사료 시제품들. 기호성 평가와 제품 비교 테스트에 사용된다./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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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펫푸드 연구소 파일럿룸에 구축된 소형 익스트루더 설비. 실제 양산 공정과 동일한 조건에서 사료를 직접 제조·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장지영 기자
이를 통해 연구 결과가 실험실에서 끝나지 않고 곧바로 생산 공정으로 이어진다. 공정 조건에 따른 물성 변화나 영양 손실, 기호성 차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상용화 이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변수를 미리 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 이후를 가정한 실험도 이뤄진다. 챔버룸에서는 장거리 수출 과정의 온·습도 변화를 재현해 사료의 안정성을 점검한다. 출고 직후에는 문제가 없던 사료가 유통 과정에서 변질되는 사례를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이번 연구소 출범은 연구개발부터 품질 검증까지 전 과정을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에서 관리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자체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일부 분석과 검증은 외부 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시도다. 아울러 연구소는 '제품-기술-사람(Product-Technology-Human)'이라는 구조 아래 제품을 중심으로 연구를 설계하고,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 기반의 품질 관리 체계를 축적해 장기적으로는 자체 기준을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박 수석연구원은 "영양 분석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료는 반려동물이 실제로 먹는 제품"이라며 "직접 만들어보며 가장 잘 먹고 잘 씹을 수 있는 사료를 찾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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