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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석유산업 국영 독점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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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1. 30. 10:23

과도정부, 민영화 허용 법안 서명…외국 자본 유치 전환
미 제재 완화와 맞물려 '차베스 체제' 상징 뒤집기
USA-VENEZUELA/RODRIGUEZ-INTEL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국회에서 대국민 첫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과도정부가 석유 산업에 대한 국가 통제를 대폭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20여 년간 유지돼 온 사회주의 경제 모델에서 방향 전환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침체한 석유 산업과 국가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석유 산업을 민영화에 개방하는 내용의 에너지 산업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앞서 국회는 같은 날 해당 법안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베네수엘라 정국이 급변하는 가운데, 에너지 정책 역시 근본적인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안 통과와 동시에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대한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현지 활동 범위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법안 서명식에서 "우리는 미래를 논의하고 있다"며 "자녀들에게 어떤 국가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을 미국이 관리하고 외국 자본을 유치해 산업을 재건하겠다고 밝힌 이후 본격화됐다.

개정 법안은 민간 기업이 석유 생산과 판매를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분쟁 발생 시 국제 중재를 통한 해결을 가능하게 했다. 그동안 베네수엘라 법원만을 통한 분쟁 해결이 의무화돼 있어 외국 기업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또 채굴 로열티 상한선을 30%로 설정하고, 투자 규모와 사업 특성에 따라 행정부가 세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프로젝트별 수익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드리게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미국 주요 석유기업들의 복귀를 유도하는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20년 전 기존 법이 제정되면서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에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산을 잃었다.

일부 석유 산업 노동자들은 법안 통과를 환영했다. 붉은 작업복과 안전모를 착용한 노동자들은 국회에서 국기를 흔들며 축하 집회를 열었다.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은 고(故) 우고 차베스 집권 시절 강력한 국가 통제를 핵심으로 재편됐다. 2006년 개정된 탄화수소법은 모든 대형 프로젝트에서 PDVSA가 최대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정했다.

이 과정에서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등 외국 기업들의 자산이 국유화됐고, 이들은 현재까지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국제 중재 배상금을 기다리고 있다.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정부의 비효율적 운영이 겹치며 PDVSA의 생산량과 수익성은 급감했다. 2014년 이후 심각한 경제 위기로 700만 명이 넘는 베네수엘라인이 해외로 이탈했고, 미국의 제재가 더해지며 석유 산업은 사실상 붕괴 상태에 놓였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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