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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4년 러시아, 외국 브랜드 철수한 자리 자국 상표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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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6. 02. 04. 13:46

외국 기업 이탈 후 소비재·디지털 분야 중심 재편
개인 창업 늘었지만 글로벌 경쟁력 확보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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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쇼핑몰 의류매장에서 판매원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AP 연합
지난해 러시아에서 자국 상표의 등록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의류·신발 등 철수한 해외 브랜드의 빈자리를 상당수 채운 것으로 파악됐다. 서방 제재 장기화 속에서도 소비재와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자국 브랜드 창출과 기술 자국화가 활성화되는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주보프 러시아 특허등록청(로스파텐트) 청장은 이날 2025년 업무 결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등록된 브랜드는 의류 및 신발(18%)과 소프트웨어 및 전자(17.5%) 분야"라고 밝혔다.

주보프 청장은 "서비스 분야에서는 상품 판매·광고·프로모션 관련 상표 등록이 전체의 39%로 가장 많았고 교육·오락·피트니스 분야가 18%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상표 등록 신청은 15만6000건을 넘었으며 개인 신청자가 전체의 55%로 법인보다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특허와 산업재산권 분야에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러시아에는 신기술 개발(발명), 대체 개발 용품(실용신안), 산업디자인 등의 분야에서 총 4만8327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주보프 청장은 "외국 기술의 유입이 감소했음에도 러시아 개발자들이 그 공백을 메우며 특허 신청 건을 늘렸다"고 말했다.

의료 기술 분야에서는 3000건 이상의 발명 신청이 접수돼 전년 대비 16.6% 증가했으며 식품 화학(+35.7%)과 환경 기술(+27%) 분야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주, 타타르스탄, 크라스노다르가 특허 신청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표·특허 등록 증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시장에서 이탈한 외국 기업들의 공백을 러시아 업체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해석했다.

실제 의류·소비재·서비스·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외국 브랜드가 빠져나간 자리를 자국 브랜드가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 확장보다는 제재 환경에 대응한 방어적 혁신으로 보인다.

상표 등록이 집중된 분야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수입 대체가 용이한 영역으로, 첨단 제조나 핵심 기술 분야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허 등록 증가 역시 의료, 식품, 환경, 공작기계, 엔진·터빈 등 국가 기능 유지와 직결된 분야에 집중됐다. 이는 서방 기술 이탈 이후 자급 능력 확보를 우선시하는 러시아식 '기술 주권'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표 등록에서 개인 비중이 법인을 웃돈 점은 창업과 소규모 사업이 늘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신규 진입이 여전히 제한적인 구조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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