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다가온 태국 총선…‘탁신의 몰락’ 빈자리에 ‘오렌지 돌풍’ 부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04010001376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2. 04. 10:42

제1당 노리는 전진당 후신 '인민당' 30%대 독주
여당 품짜이타이·친탁신 프아타이와 3파전
이념 대결 옅어지고 경제·민생 공약 집중
과반 없는 '연정 셈법' 치열
THAILAND-ELECTION/ <YONHAP NO-3949> (REUTERS)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야당 인민당의 유세 현장에서 나타퐁 르엉빤야웃 대표(맨 앞 가운데)가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인민당은 30%대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8일 치러지는 태국 총선이 진보 성향의 제1야당 인민당과 보수 연합의 품짜이타이당, 그리고 정치적 위기를 맞은 탁신 계열의 프아타이당 간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가 해임되고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다시 수감되는 등 정국 혼란 속에 치러지는 조기 총선이다. 카오솟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2023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전진당의 후신인 인민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0~3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아누틴 찬위라꾼 현 총리가 이끄는 품짜이타이당은 18~22%, 프아타이당은 15~16%에 그쳐 전통의 강호였던 친나왓 가문의 영향력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타퐁 르엉빤야웃 대표가 이끄는 인민당은 왕실모독죄 개정 등 급진적 의제에서 한발 물러나 '3대 태국(투명성·평등·현대화)' 비전을 앞세우며 중도층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시리깐야 딴사꾼 부대표는 "우리는 더 성숙해졌으며, 개혁의 DNA는 유지하되 유권자들에게 실질적 변화를 보여줄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층과 방콕 도심의 견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 총선에서 전진당이 보여준 '오렌지 파동'을 재현하겠다는 목표다.

Thailand Politics <YONHAP NO-6042> (AP)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방콕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한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겸 품짜이타이당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집권 여당인 품짜이타이당은 '현직 총리' 프리미엄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아누틴 총리는 월급제 자원봉사자 도입, 농산물과 국방 장비의 물물교환, 전력요금 상한제 등 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품짜이타이당이 이념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넘어 제1당 도약까지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Thailand Politics <YONHAP NO-7095> (AP)
지난달 23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서 제2야당 프아타이당의 차기 총리 후보인 욧차난 웡사왓이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AP 연합뉴스
반면 탁신 전 총리의 정치적 기반인 프아타이당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패통탄 전 총리의 낙마와 탁신 전 총리의 재수감으로 구심점이 약화된 가운데, 탁신의 조카인 욧차난 웡사왓을 총리 후보로 내세워 반전을 꾀하고 있다. 프아타이당은 매일 9명에게 100만 밧(4596만 원)을 지급하는 '백만장자 복권' 캠페인 등 파격적인 포퓰리즘 공약을 내놓았지만, 전통적 텃밭인 북부 치앙마이에서조차 지지세가 흔들리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과거의 '친군부 대 민주 진영'이라는 명확한 이념 대결 구도 대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태국 유권자들은 캄보디아와의 국경 분쟁, 가계 부채 증가 등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이념보다는 실질적 혜택을 주는 정당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나폰 자투스리피탁 연구원은 "이번 선거는 이념적 분열이 뚜렷하지 않으며, 각 정당이 연정 구성을 위해 실용적이고 거래적인 정치 공학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거 제도의 변화도 주요 변수다. 이번 총선에서는 상원의 총리 선출권이 배제되고 하원 500석의 투표로만 총리가 결정된다. 어느 당도 단독 과반(250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거 직후 연립정부 구성을 둘러싼 정당 간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