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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시총10조 비결은 ‘집중’…‘멀티’ 구다이, 바짝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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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2. 04. 18:16

에이피알 코스피 2년만에 시총 5배
광고·R&D 단일브랜드 '고속성장'
구다이, 해외검증 브랜드 잇단인수
IPO 준비…정식상장 땐 10조 밸류
ChatGPT Image 2026년 2월 4일 오후 06_15_53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198%.'

K-뷰티 대장주 에이피알이 기록한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률이다. 에이피알은 주력 브랜드 '메디큐브'를 앞세워 영업이익(3654억원)이 세 배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시가총액 10조원대 선두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굳혔다. 물론 기뻐만 하긴 이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구다이글로벌이 상장 전부터 10조원 몸값을 예고하며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273억원, 영업이익률 23.9%를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률은 6.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특히 스킨케어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성장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같은 성과는 사실상 단일 브랜드 체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이피알은 에이프릴스킨을 제외한 더마코스메틱과 홈뷰티 디바이스 사업(에이지알)을 모두 메디큐브 브랜드 체계 아래 두고 있다. 포토그레이, NDY(패션) 등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2.8%)은 제한적이다. 같은 기간 화장품·뷰티 부문 매출은 1조771억원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고, 뷰티 디바이스는 누적 판매량 600만대를 넘어서며 4070억원(26.6%)의 매출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 뷰티 대기업이 다수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것과 대비된다. 복수 브랜드 체제에서 비용과 전략이 분산되는 구조와 달리, 에이피알은 광고·마케팅과 연구개발(R&D), 가격 전략 등 핵심 자원을 단일 브랜드에 집중해 왔다. 이 같은 구조가 빠른 외형 성장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던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에이피알 측은 이날 실적 공시 IR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중 전문미용장비(EBD) 신제품 1~2종 출시를 목표로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이날 시가총액 9조8817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2월 2조원대 몸값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이후 약 2년 만에 기업가치를 다섯 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이다. 이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시총은 각각 8조1597억원, 4조475억원에 머물렀다.

결국 K-뷰티 시장에서 몸값 10조원을 둘러싼 경쟁은 '단일 브랜드 집중 전략'과 '멀티 브랜드 인수 전략'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로 압축된다.

IPO를 앞둔 구다이글로벌은 멀티 브랜드 인수 전략을 앞세워 에이피알을 추격하고 있다. 에이피알이 상장 이후 실적과 주가를 통해 몸값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린 사례라면, 구다이글로벌은 IPO 과정에서부터 약 10조원대 대형 밸류에이션을 요구받는 구조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티르티르, 스킨1004, 라운드랩 등 해외 시장에서 검증된 알짜 브랜드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이른바 '한국판 로레알' 모델을 구축했다. 지난해 매출이 약 1조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형 면에서는 이미 에이피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전환사채(CB) 단계에서부터 이미 4조4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정식 상장 시에는 10조원대 밸류에이션도 무난히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달 주관사 선정을 마치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올해 IPO가 가능할 전망이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미국 소재 K-뷰티 전문 유통기업 한성USA도 약 1000억원에 인수하며, 유통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전략에도 나섰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와 원료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실적화되느냐가 관건이고, 구다이글로벌은 인수 브랜드들이 지금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밸류에이션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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