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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유명 치과병원 ‘폭언·폭행 갑질’…노동부, 특별감독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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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2. 05. 14:01

반성문 513건 강요·벌세우기 반복
퇴사 30일 전 통보 안 하면 손배
위약예정 확인서 89장 작성 적발
ChatGPT Image 2026년 2월 5일 오후 01_59_42
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본 이미지는 AI 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서울 강남의 유명 치과병원에서 병원장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반성문을 강요하는 등 심각한 노동권 침해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위법 행위를 적발하고 형사입건 등 사법 조치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5일 서울 강남구 소재 'A치과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11월 퇴사 예정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강요하는 '위약예정 금지' 규정 위반 청원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노동부는 감독 과정에서 병원장 F씨의 폭언·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하다는 재직자 제보가 잇따르자 즉시 특별근로감독으로 전환했다. 서울강남노동지청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약 2개월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당국은 진술만으로 입증이 어려운 폭행·괴롭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7일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섰고, 12월 1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조사 결과 병원장의 물리적 폭행과 가혹행위가 확인됐다. 병원장은 세미나실에서 직원 1명을 세워둔 채 알루미늄 옷걸이 봉으로 바닥과 벽, 출입문을 내리쳐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고, 특진실에서는 직원의 오른쪽 정강이를 발로 차는 장면도 확인됐다.

제보자들은 "새벽 1~2시에 퇴근하고 하루 종일 무전과 대면, 퇴근 후 카카오톡으로 욕을 들어야 했다", "밤 11시에 퇴근하면 일찍 퇴근했다며 몇 시간 벽을 보고 서 있으라고 했다", "같은 내용을 반복해 깜지(반성문)를 쓰게 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병원장은 SNS 단체대화방과 업무용 무전기를 통해 "저능아 XX야", "이 쓰레기들 진짜", "일처리 개XX 진짜" 등 인격모독성 욕설을 상습적으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소한 실수에도 직원들을 1~2시간씩 벽을 보고 서게 하며 질책했고, 반성문 작성도 총 513건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착취도 있었다. 병원 측은 퇴사 30일 전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일당 평균임금의 50%를 손해배상하도록 하는 확인서를 작성하게 했다. 확인서만 89장이 확인됐다.

병원은 실제 퇴사자 39명에게 손해배상 청구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이 중 5명으로부터 669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미이행자 11명에 대해서는 지급명령 소송도 진행 중이었다.

근로시간 위반도 확인됐다. 진료 종료 후 반복적인 업무 지시로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례가 총 106명, 813회에 달했다.

임금체불 규모도 컸다. 병원 측은 연장근로 사전 승인을 요구하면서도 승인 요청 시 질책과 압박을 가해 사실상 승인 없이 연장근로를 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체불액은 총 264명에게 3억2000만원에 달했다.

노동부는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 폭행, 위약예정 금지 위반, 근로시간·휴게시간 위반, 임금체불 등 6건을 형사입건했다.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명세서 미교부 등 7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1800만원을 부과했다.

감독 과정에서 체불임금 3억2000만원은 전액 지급됐으며, 퇴직자 11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모두 철회됐다. 이미 받아간 손해배상금 669만원도 즉시 반환하도록 조치했다. 노동지청은 내용증명을 받은 퇴직자들에게 해당 문서가 무효임을 별도로 안내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행복하게 일해야 할 일터에서 지속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감내해 온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폭행과 괴롭힘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예외 없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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