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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댈 곳은 수도권”…다시 도는 건설사 ‘분양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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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2. 09. 16:00

정치·정책 변수 지나며 분양 일정 정상화
전국 분양 아파트 10곳 중 6곳이 '수도권'
"정책 관망 시기 지나…서울 등 수도권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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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연합뉴스
'일시 정지' 상태에 놓였던 건설사들의 신축 아파트 분양 사업이 연초 들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과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 새 정부 출범 이후 한층 강화된 금융 규제,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고금리 여파 등으로 미뤄졌던 분양 일정이 재가동되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시선은 미분양 부담과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지방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뚜렷하게 쏠리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각종 규제로 묶여 있음에도, 민간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도권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기조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며 '수도권 신축 선호'라는 시장의 수요가 더욱 분명해지자 건설사들 역시 이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9227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3500여가구) 대비 2.5배(163%)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올해 분양 사업의 기본 기조를 사실상 '수도권 올인'으로 설정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공급의 무게중심은 철저히 수도권에 맞춰졌다는 평가다. 실제 2월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약 1만4222가구로, 전년 동월(5530가구) 대비 약 157% 급증했는데, 이 가운데 65%에 달하는 물량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특히 올해는 연초 집중 현상이 이전 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조사한 월별 공급 예상치를 보면 1월~4월엔 6만여가구가 공급되고 이후 5월에서 12월까지는 5만4000여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즉 건설사들이 수도권을 공급 핵심 지역으로 정하고, 그 중에서도 연초에 분양에 집중하는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연초 분양 러시의 배경으로 '시장 기조 변화'를 꼽는다. 지난해 6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과 수도권 전역을 이른바 '삼중 규제'로 묶은 '10·15 대책' 이후 불확실성이 컸던 만큼, 건설사들이 한동안 시장을 관망하며 분양 일정을 늦춰왔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는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연간 27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부터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추가 공급 대책을 예고한 바 있다. 건설업계로서는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숨을 고를 수밖에 없었지만, 금융 규제와 공급 확대 기조 속에서도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꺾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분양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0·15 대책' 직후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50%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과열 양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1·29 대책'을 통해 수도권 도심에 6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달 첫째 주(2일 기준)까지 5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청약시장도 유사한 흐름이다. 지난달 공급 대책 이후 수도권에서 처음 분양에 나선 경기 안양시 '안양역 센트럴 아이파크 수자인'은 지난 3~4일 진행된 청약에서 185가구 모집에 2207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만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만안구가 규제지역에서 벗어나 거래가 비교적 활발한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규제지역인 동안구 역시 수요가 꾸준한 만큼 규제나 공급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월 마지막 주 동안구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58%로, 지난해 10월 규제 직전인 10월 첫째 주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규제 강화와 공급 확대'라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과 사업장에 따라 시장 흐름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분간 분양시장은 정책적 효과보다는 금융 여건, 분양가 부담, 입지와 상품성 등 사업장별 경쟁력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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