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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에누구 고등법원은 1949년 식민 통치 하에서 진압 경찰의 발포로 숨진 광부 21명의 유족에게 영국 정부가 총 4억2000만 파운드(약 83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유족 1인당 배상액은 2000만 파운드(약 400억원)다.
사건은 나이지리아 행정 수도 에누구주 이바 밸리(Iva Valley) 석탄광산에서 발생했다. 당시 광부들은 가혹한 노동 환경, 인종에 따른 임금 차별, 임금 체불 등에 항의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묵살되자 '태업(go-slow)' 시위를 벌였고, 경영진의 폐쇄 조치를 막기 위해 탄광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나이지리아인과 유럽인 장교들로 구성된 치안 당국의 총격으로 2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이번 소송은 인권 활동가 마지 그렉 오노가 영국 정부와 나이지리아 정부를 피고로 지목해 제기했다. 역사학계는 이 사건이 나이지리아 내 반식민주의 운동을 촉발해 1960년 독립으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영 통신사(NAN)도 이 사건을 영국 식민 통치하에서 발생한 가장 참혹한 탄압 행위 중 하나로 규정했다.
재판을 맡은 앤서니 오노보 판사는 판결문에서 "광부들은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했을 뿐 어떠한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음에도 무방비 상태에서 사살됐다"며 영국 식민당국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생명권 침해에 대한 실질적 구제로서 배상과 함께 영국 정부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나이지리아 정부 역시 피해자 구제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족 측 대리인인 예미 아킨세예-조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역사적 정의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이라며, "생명권 침해에 대한 책임은 시간의 흐름이나 정치적 변화에 따라 소멸되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 정부는 재판 과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판결문을 전달받지 못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