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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 대미 수출 관세 ‘19%’로 인하 확정…남아시아 최초 무역협정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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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2. 10. 09:18

트럼프 행정부와 ‘상호주의’ 원칙 합의… 인도보다 먼저 협상 마무리
美 원자재 사용 의류는 ‘무관세’ 적용
총선 앞두고 경제 외교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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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제품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의류와 신발 제조 산업은 방글라데시 국내 경제의 중추이자 핵심 고용원이다/AP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매듭짓고 대미(對美)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일괄 19%로 인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당초 미국 측이 제안했던 고율 관세보다 대폭 낮아진 수치로, 핵심 산업인 의류 수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대신 방글라데시는 미국산 항공기와 에너지, 농축산물을 대거 구매하고 시장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무하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최고고문은 전날 미국과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방글라데시산 제품에 부과되는 미국 관세를 19%로 확정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월 협상 과정에서 37%에 달하는 관세율을 제안했다가 20%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는데, 최종 타결에서 1%포인트 더 인하된 19%를 끌어낸 것이다.

특히 방글라데시 주력 수출품인 섬유·의류 제품 중 미국산 면화나 인조 섬유를 원자재로 사용한 경우에는 '무관세' 혜택을 적용받기로 했다. 유누스 최고고문은 "미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특정 섬유 및 의류 제품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상호 무관세 혜택을 받는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확약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의 80%, GDP(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하는 의류 산업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협정이 철저한 '상호주의'에 입각해 체결됐음을 강조했다. 방글라데시는 미국산 화학제품·의료기기·기계류·자동차 부품·대두 및 유제품·쇠고기·가금류 등 광범위한 공산품과 농축산물에 대해 시장 접근성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가금류·돼지고기·해산물·쌀옥수수 등은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며, 현재 53.6%에 달하는 아몬드 관세는 10년에 걸쳐, 4행정 오토릭샤(삼륜차) 엔진 관세는 5년에 걸쳐 0%로 낮아진다.

비관세 장벽도 대거 허물어진다. 방글라데시는 미국의 자동차 안전 및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수용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재제조 상품에 대한 수입 제한도 철폐한다.

이번 협정에는 대규모 구매 계약도 포함됐다. 방글라데시 국영 비만 방글라데시 항공은 보잉사 여객기 최소 14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향후 15년간 약 150억 달러(약 21조 8880억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농산물 구매 규모도 약 35억 달러(5조 1079억 원)에 달한다. 또한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하고, '특정 국가'로부터의 구매를 제한한다는 안보 조항도 포함됐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방글라데시는 남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미국과 상호 무역 협정을 완료한 나라"라며 "미국 수출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인 인도가 18% 관세율에 잠정 합의했으나 아직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방글라데시가 속도전에서 앞선 셈이다.

오는 12일 총선을 앞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로서는 이번 협정 타결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표심을 잡을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인도로 도피한 뒤 들어선 과도정부는 9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이번 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리더십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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