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에너지난’ 쿠바 초비상…병원·대중교통·공항 등 마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10010003569

글자크기

닫기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6. 02. 10. 13:48

쿠바 정부, 에너지 수급 대책 및 항공기 연료 공급 중단 발표
CUBA-FUEL/AIRPORT <YONHAP NO-0631> (REUTERS)
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 앞을 자동차들이 지나가고 있다./로이터 연합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몰락으로 베네수엘라의 에너지공급이 중단된 여파로 이어진 쿠바의 에너지 부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쿠바 정부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패키지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쿠바 매체 14메디오는 9일(현지시간) 쿠바 전역이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병원들은 수술을 보류하고 외래환자의 이동도 중단하도록 한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한 의료진은 인터뷰에서 "수술을 하려면 정전에 대비해 자가발전이 가능해야 하는데 확보한 (발전용) 연료로는 몇 시간밖에 버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진통제와 고혈압치료제, 항생제, 수액, 거즈 등 기본적인 의료 자원 재고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식량 배급 축소까지 겹쳐 병원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이제 남은 것은 약 2주치 쌀과 곡물뿐"이라며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은 없다"고 말했다.

쿠바 중부도시 시에고 데 아빌라에 있는 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혈액 투석 용품은 3일치, 소독제는 1주일 사용할 물량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러다간 중증환자 치료가 중단될 것 같아 매우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이 병원은 응급실 진료 담당 인력을 1개 당직조로 축소하고 지속적인 정전에 대비해 충전식 램프 사용을 의무화했다.

대중교통도 사실상 마비됐다. 국영버스 운영 축소로 라스투나스 등지에서 수도 아바나로 가는 버스가 하루 1편만 운영되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노선은 운영이 중단됐다.

각종 생산시설도 멈췄다. 쿠바 경제의 핵심인 제당공장들은 사탕수수를 쌓아둔 채 가공을 멈췄고 일부 식품공장들은 가열 공정에 장작으로 불을 떼는 화덕을 임시방편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호텔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과 수상스포츠로 잘 알려진 카요 산타 마리아에서는 최근 한 호텔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투숙객 재배치 조치가 내려졌다.

현지 언론은 투숙한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호텔 종업원들에게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런 혼란이 에너지난으로 인한 것이라는 추정만 무성하다고 전했다.

쿠바 정부는 지난 6일 에너지 수급 대책으로 △주 4일 근무제 및 원격 근무제 도입 △휘발유 등 에너지 판매 제한 △호텔 등 관광 관련 시설 잠정 폐지 등을 내놨다.

이틀 뒤에는 항공유(Jet A1) 재고 부족을 이유로 각 항공사에 이달 10일 자정부터 1개월간 항공기 연료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고했다.

이에 따라 쿠바의 9개 국제공항에서 내달 11일까지 항공기 주유가 중단된다. 쿠바와 외국을 연결하는 주요 국가의 항공사 국제선은 주당 약 400편에 달한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전문 매체 엘크로니스타는 스페인의 이베리아항공, 멕시코의 아에로멕시코 등이 직격탄을 맞게 돼 고민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