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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장 행장은 노조 저지에 막혀 5분 만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지난달 23일 첫 출근이 무산된 데 이어 두 번째입니다. 취임 3주가 되어가도록 본점에 들어가지 못한 채 임시 집무실 근무를 이어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총액인건비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인건비 총액 한도에 묶여 시간외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했고, 그 결과 임금체불이 누적됐다는 주장입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기업은행이 지난해 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내고도 직원 보상은 제자리라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장 행장은 정부에 기업은행의 총액인건비제 예외 승인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며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날 노조 측에도 "출근 저지를 이해한다. 정상 업무를 하며 정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해결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노조와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장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20년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전 행장 역시 취임 직후 27일간 본점 출근이 가로막힌 적이 있습니다. 내·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출근 저지가 되풀이되면서 현장에서는 이를 행장 길들이기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협상 주체의 권한을 제약한 채 해법을 요구하는 방식은 리더십을 약화하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장 행장은 현재 본점 인근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금융위 협의와 내부 보고 등 필수 일정은 소화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경영 체계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초 중소기업 지원 전략 수립 등 주요 현안이 몰린 시기라는 점에서 의사결정 지연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국책은행 특성상 경영 불안정은 정책금융 집행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조가 제기하는 임금 체불 문제는 분명 해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다만 총액인건비제는 정부 제도와 맞물린 구조적 사안인 만큼 해법 역시 협상과 제도 개선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취임 초기부터 최고경영자의 출근이 막히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기업은행의 경영 안정과 경쟁력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그 부담은 정책금융을 이용하는 중소기업과 고객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노사 모두 정상적인 경영 체계 안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