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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정치판 흔드는 유튜브, ‘조회수 권력’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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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승인 : 2026. 02. 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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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유튜브는 더 이상 단순한 '온라인 놀이터'로만 규정하기 어려운 공간이 됐다. 개인의 취미나 일상을 공유하던 유튜브가 이제 정치권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춘 무대로 변모했다. 구독자 수와 조회수를 앞세운 유튜버들이 여론 형성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어준과 최욱, 국민의힘에서는 고성국과 전한길 등이 대표적인 정치 유튜버로 꼽힌다. 이들의 발언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는 정치인들의 전략과 행보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일각에서는 유튜버들이 사실상 정당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여권 한 인사는 "당원들이 좋아하는 유튜브에 많이 나오면 후원금이 크게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국민의힘 의원은 "대형 유튜버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정치권과 유튜브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의정활동 현장 곳곳에서도 드러난다. 의원들은 직접 채널을 운영하거나 영상 콘텐츠 제작에 뛰어드는 일이 잦아졌다. 일부 의원실에는 유튜브 채널을 전담하는 별도 보좌진을 둘 정도다. 한 보좌진은 "의원실마다 유튜브 구독자 수 경쟁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감사장도 예외는 아니다. 의원들은 정책 질의와 정부 견제라는 본래 목적보다 누가 더 눈길을 끄는 유튜브 영상을 만드느냐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정감사는 '쇼츠 국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유튜브가 가진 장점도 분명하다.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거창한 장비나 시설이 없이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소수가 독점하던 미디어 권력이 개방되고, 다양한 의견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그러나 자유로움의 이면에는 불안 요소도 함께 존재한다. 방송과 신문 등 기성 언론에 비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며 가짜뉴스의 온상이 될 위험이 크다. 또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가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한 여론을 형성할 경우 유권자의 판단을 흔들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유튜버의 허위·조작 정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가능하게 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성 언론과 유튜브의 경계는 흐릿해지고 있다. 정치인들이 더 이상 구독자 수와 조회수를 의식하지 않고는 움직이기 힘든 환경이 됐고, 당원들도 유튜브를 주요 정보 창구로 삼아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제 정치에서 권력은 표와 조직, 공천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구독자 수와 영상 조회수라는 새로운 정치적 영향력의 척도로 자리 잡았다.

작은 화면 속에서 오가는 말 한 마디, 짧은 영상 하나가 당심을 흔들고 정치인의 선택을 바꾸는 시대다. 정치권은 더 이상 유튜브를 단순한 홍보 수단으로 볼 수 없다. 플랫폼 자체가 정치적 무기가 되었으며, 콘텐츠 하나가 정책 논쟁을 촉발하고 선거전략까지 재판할 수 있다. 결국 머지않아 정치 전략과 정책 방향이 구독자와 조회수를 고려하지 않고는 설계하기 어려운 시대가 올 수 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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