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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올해는 잘 되겠죠”…점집 앞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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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 김홍찬 기자 | 손승현 기자

승인 : 2026. 02. 11. 18:49

설 연휴 앞두고 사주·타로 보는 시민들
각양각색 운세 확인하러…새해 희망 얻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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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서울 홍대거리 한 사주카페에서 손님이 상담을 받고 있다. /최민준 기자
"제가 평생 머슴으로 살 팔자라는데요?"

설 연휴를 앞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평일 저녁이었지만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거리 한 켠에는 점집과 사주 카페 등이 잔뜩 늘어서 있었다. 인파 가운데 일부는 발길을 멈추고 '사주·타로'라는 글자에 흥미를 보였다. 아예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있었다. 한 사주 카페에서 상담을 마치고 나오던 직장인 최유담씨(27)는 "설을 맞아 새해 연애운과 직장운을 알고 싶어 찾아왔다"며 "머슴 사주라 직장에서 바빠질 것이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들어 안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사주 상담소 앞에서 만난 회사원 고예원씨(27)도 설이 지나고 다가올 새해가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주와 타로를 모두 봤다는 고씨는 "원래 사주 같은 걸 잘 믿지 않는데 친구들이 추천해줬다. '전쟁터를 이겨낼 것'이라는 말이 인상 깊더라"며 "올해부터 인생의 두번째 단락이 시작된다고 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재미 삼아"를 말하는 이들 속에서 나름의 간절함도 찾을 수 있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진수씨(32)는 "올해는 꼭 합격해야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왔다"며 "다행히 시험이 예정된 올해 상반기에 합격운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다시 동기부여가 생겼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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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사주·타로 상담소에서 방문객이 타로점을 보고 있다. /김홍찬 기자
지난해 어려웠던 경기로 주머니 사정이 아쉬워진 이들은 새해에 대한 희망을 얻기 위해 사주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자영업자 이은주씨(53)는 설날 이후 매출에 대해 궁금해 10일 오후 종로구 한 사주·타로 상담소를 찾았다. 아이들을 상대로 놀이치료 수업을 하는 이씨는 "매해 초에 회원이 15명 정도 들어왔는데, 경기가 나빠 요즘에는 절반 정도다"고 토로했다. 이날 30분가량 상담을 받고 나온 이씨는 한층 편안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견뎌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자영업이 아닌 문화센터와 같은 고용 시장도 고려하게 됐다"며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큰데, 심리적 안정을 얻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시험이나 취업을 앞둔 자녀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방문한 부모들도 있었다. 이들은 자녀의 운세를 물어보는 한편,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취업 준비 중인 자녀를 둔 김모씨(51)는 "아들이 올해 재취업에 도전하고 있어 취업운에 대해 물어보려 방문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다만 부모가 자식을 믿고 내버려두는 것이 잘 되게 하는 길이라 해서 마음에 걸린다"며 "한평생 아들을 키우는 데 공들여왔는데, 혹시 그게 잘못된 것인 것 싶어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더 나은 한 해에 대한 소망은 신년 운세, 사주, 타로 등 이른바 '점복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을 비롯해 커플, 가족 등 방문 단위도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희망 찬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홍대거리에서 26년간 역술가로 활동한 도현씨(70)는 "설이 다가올수록 찾는 사람도 많아진다. 젊은 층들이 많이 오는데 간호사나 경찰, 공무원 준비생들이 많이 온다"며 "개업을 앞둔 변호사나 사업 확장을 고민하는 사업가들도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희망을 쫓는 발걸음은 거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역술가 태영씨(65)는 "오늘 아침에 강원도에서 첫차를 타고 온 청년들이 방문했다. 해외에 나가서도 메신저를 이용해 상담을 요청해 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연령대는 물론 장소에도 구애를 받지 않고 관심을 가진다는 의미"라고 했다.
최민준 기자
김홍찬 기자
손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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