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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용 유연성’ 강조한 李, 실행에 속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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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12. 00:00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고용 유연화를 골자로 한 노동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기업에서는 한 번 고용하면 불황기에도 (직원을) 끌어안고 있어야 하니 아예 (정규직을) 안 쓴다"며 "아예 하청을 주고 또 하청을 주는 비정상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입장에서도 고용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성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노동계에서는 금기나 다름없는 고용 유연성을 거론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물론 사회안전망 확충도 주문했다. "고용 유연성 때문에 불황에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살길이 있다고 믿어지려면 안전망이 확충돼 있어야 한다"며 "거기에는 돈이 드는데, 결국 기업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기업인과 국내외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한국에서 기업 활동의 최대 애로로 꼽는 게 노동시장의 과도한 경직성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노동시장의 환경 변화와 수요 변화에 맞춰 신속하게 고용, 임금,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특히 지금처럼 급속하게 기술과 경제 환경이 바뀌는 때에는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과 새로운 인력자원의 충원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이게 매우 어렵다. 연공급(호봉제)이 대부분인 경직적 임금 체제는 '젊은 피'의 수혈을 가로막고 있다. 경영 환경에 따라 기업이 근로자의 근무시간마저 조정하기도 어렵다. 사실상 해고가 어려운 고용의 경직성은 '정규직 과보호'로 이어져 비정규직을 양산한다. 고용의 경직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양극화 심화로 상징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초래한 주범의 하나인 것이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낳은 것은 성장잠재력 저하와 지속적 글로벌 경쟁력 하락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에는 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큰 몫을 하는 게 고용 유연성 부족이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도 최근 "고용이 좀 더 유연해지면 싱가포르로 가려던 글로벌 기업이 한국으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는 100개가 채 되지 않는데, 이를 1000개까지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을 비롯한 주한 외국상의 대표들은 최근 청와대를 방문해 이 대통령과도 고용 유연성 제고에 관해 의견을 공유했다고 한다. 물론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안정성과 함께 가야 한다. 그래서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유연성(flexibility)과 안정성(security)의 합성어인 유연안정성(flexicuirty)이 노동정책의 새 모델이 된 지 꽤 오래다. 역대 정부 노동시장 정책은 안정성에만 치우친 측면이 있다. 이번 정부는 유연화에 중점을 두는 노동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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