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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과 하위 15% 퇴출 압박…‘마구잡이 털기’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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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2. 11. 18:15

경찰청 "형사처벌 등 법적장치 갖춰"
경찰청
경찰청. /박성일 기자
경찰청이 지난 정부 때 재편한 광역정보 체제를 접고 '경찰서 정보과' 복원을 추진하면서 민간인 사찰 등 '마구잡이 털기'식 정보 수집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정원 국내 정보 파트까지 폐지한 상황에서 경찰청이 다시 저인망식 정보망을 구축하는 것은 권력기관 개혁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는 "정보경찰을 폐지하고 경찰의 불법적 정보 활동을 막기 위한 외부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이 지난 9일 정보경찰 성과 평가에서 하위 15%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일선에선 정보의 질보다 양이 강조되는 흐름으로 정보 활동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하위 15%에 들지 않기 위해 성과 중심 구조가 자리 잡으면 정보 생산 압박이 커지고, 치안정보 활동이 민간사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서 정보과는 오랜 기간 지역과 밀착하며 동향을 파악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정치·사회 분야를 넘어 시민단체, 특정 개인까지 정보망을 확대하며 지속적으로 동향을 파악했다. 이러한 정보 축적은 정보경찰의 '권력'으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사찰 등의 문제가 불거졌고 정보경찰 축소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후 경찰서 정보과 대부분이 해체되거나 축소됐고, 광역정보 체제로 재편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캄보디아 사태' 등을 계기로 초국가범죄 근절에 외사·정보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며 경찰서 정보과 원상복구에 나섰다. 결국 지난해 말 광역정보팀을 경찰서 정보과로 환원하는 방안이 국가경찰위원회에서 확정됐다.

최대 수혜자는 '경찰서장'이다. 광역정보 체제에선 정보 경찰이 시도경찰청 소속으로 서장에게 보고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일선서 정보과의 부활로 올해부터는 서장의 '개별 정보 조직'이 생겨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지역 A 정보경찰은 "광역정보 활동을 하면서 서장과 마주칠 일도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며 "과거 서장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던 광역정보경찰들이 이제는 정보과로 환원돼 서장의 눈치를 보게 된 상황이고, 일부 지역에선 정보과로 환원되는 경찰을 서장이 받지 않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사정을 알고 싶어하는 서장 입장에선 여러 동향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B 정보경찰은 "정보량이 곧 조직 평가로 이어지는 만큼 광범위한 동향까지 보고서에 담으려고 하는 무리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내부망에 정보경찰 순위를 매겨 줄 세우고 있는데, 결국 성과를 내기 위한 경쟁이 불붙어 저인망식 정보 활동이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이 모인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지난 10일 논평에서 지역단위 정보체계를 복원할 경우 정보활동의 기준과 보고·관리 체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경찰청의 정보과 복원 방침에 대해 비판했다. 이 단체는 정보과 복원 추진이 아닌 경찰의 정보활동 폐지가 필요하다고 외부 통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은 '저인망식 정보 활동' 우려에 대해 제도적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다며 선을 그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21년 정보경찰 개혁 이후 활동 범위가 대통령령으로 명확히 규정됐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도록 법적 장치를 갖췄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찰청 준법지원계와 시도경찰청 준법 담당이 정보 활동을 상시 점검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풀 운영 역시 과거 문제 소지가 있었던 인력을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정화 차원의 조치"라고 했다.
정민훈 기자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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