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설탕값 4년간 짬짜미…공정위, 제당 3사에 과징금 4083억 부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12010004684

글자크기

닫기

세종 이지훈 기자

승인 : 2026. 02. 12. 15:25

8차례 가격 담합…대표·임원·팀장급까지 직급별 모임 가동
관련 매출 15% 적용…과징금 규모 역대 두 번째
설탕 담합 브리핑1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개 제당사 담합 사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제공=공정위
국내 설탕 시장을 과점해 온 3개 제당 업체가 4년여 간 설탕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4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사건에 부과된 과징금 가운데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공정위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제당사가 2021년 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총 8차례(인상 6차례·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의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실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083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7억원, 삼양사 1302억원, 대한제당 1274억원으로 평균 부과액은 1361억원 수준이다.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원이다. 공정위는 여기에 부과 기준율 15%를 적용해 과징금을 매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설탕의 주재료인 원당 가격이 오를 때는 인상 시점과 폭을 맞추고, 원당 가격이 내릴 때는 인하 폭을 축소하거나 시점을 늦추는 방식으로 공동 대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거래처에 대해서는 3사가 공동으로 압박하는 등 협력했고, 거래처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가 협상을 주도한 뒤 경과를 공유하는 체계까지 운영했다. 예컨대 특정 음료·제과업체에 대해서는 주도 업체를 정해 협상을 진행하는 식이었다.

합의는 대표급부터 영업 팀장급까지 직급별 모임과 연락을 통해 이뤄졌다. 대표 및 본부장급에서는 인상 방안과 협력 방향을 논의하고, 영업 임원·팀장급은 많게는 월 9차례 만나 구체적인 인상 폭과 적용 시기, 거래처별 대응 방안 등을 조율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가 역대급 과징금을 부과한 배경에는 이들 업체가 과점 상황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판단 때문이다. 설탕은 제조에 대규모 장치가 필요하고 수입에 고율 관세가 부과돼 과점체제를 유지하기 쉽다. 실제 제당 3사의 시장점유율은 2024년(내수 판매량) 기준으로 약 89%에 달한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설탕은 제조사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무역장벽까지 세워 보호하는 산업"이라며 "그런 산업에서 담합이 이뤄진다는 것은 공정 경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2007년 같은 혐의로 한차례 제재를 받고도 다시 담합을 감행한 부분도 역대급 과징금 산정의 이유로 들었다. 주 위원장은 "과거 담합을 했는데 또 했으니 상당히 중요한 가중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 "이번 담합을 통해 기업들이 얻은 부당이득을 저희가 부과한 과징금이 충분히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