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주주 충실 의무·집행임원제 등 요구
고려아연, 지분 앞서…이사회 과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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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에서 표대결을 앞두고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고려아연이 최근 미국 투자자 측과의 합작법인인 크루시블 JV를 통해 우호 지분을 상당수 확보한 만큼 이미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영풍-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주주제안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밝혔다. 연합은 이사회와 주총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연합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와 함께 신주발행 시 이사회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전체 주주를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감독·견제 기능 강화 차원에서 기존 이사회와 분리한 집행임원제 도입, 주총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 의장이 주총 의장을 맡도록 하는 방안 등도 요구했다.
연합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구조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장회사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질서와 원칙을 회복하기 위한 요구"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합은 새로 선임할 이사 후보로 기타비상무이사에 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 최연석 MBK 파트너스 파트너를, 사외이사에 오영 전 예일회계법인 대표, 최병일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선숙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를 추천하고 집중투표제로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이다. 소수 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높여 소수 주주 보호 방안으로 활용된다. 고려아연이 JV를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면서 연합 측이 지분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현재 연합과 유상증자 결정으로 미국 JV 지분을 합친 고려아연의 지분은 각각 40% 초반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고려아연 측이 40% 중반으로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인 이사회 구성 역시 고려아연이 과반을 차지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현 이사회는 직무가 정지된 4명을 제외하고 고려아연 11명, 연합 4명으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6명은 고려아연 5명과 연합 1명으로 분류되지만 고려아연이 다수를 차지하면 지금처럼 비슷한 구도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으면서 경영권 방어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연합이 제안한 안건들에 대한 수용 여부를 오는 20일까지 회신한 뒤 검토를 거쳐 다음달 공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