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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장애인 고용률은 민망한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의 평균 장애인 고용률은 2% 내외로 법정 의무고용률 3.1%에 못 미친다. 많은 대형사는 1%대에 머물며 매년 수억원의 고용 부담금을 내고 있다. 그중 일부 증권사는 최근 5년 간 40억원이 넘는 부담금을 납부했다.
증권사들이 매년 내는 고용 부담금은 결국 고객의 몫으로 돌아간다. 수수료와 수익 구조에 간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회사에 적합한 직무가 없다는 게 증권사들의 변명이었다. 정말 그럴까.
증권업은 객장의 시대에서 디지털의 시대로 넘어온 지 오래다. 창구에서 주문을 받는 영업이 끝나지 않았지만, 비대면 거래 비중은 90%를 넘어섰다. 게다가 지금 증권사 직무들은 투자 전략 수립, 데이터 분석, IT 개발, 리스크 관리처럼 신체적 이동보다 분석력과 논리력을 요구한다. 장애 여부와 무관하게 수행 가능한 직무가 이미 충분히 존재한다.
해외 사례를 봐도 업계에서 장애인 고용은 가능하다. 모건스탠리는 IT 분야에서 장애인 채용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장애인 임원들을 배출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크린리더 기술(컴퓨터·모바일 화면에 나온 텍스트를 소리로 전환)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실시간 자막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 환경을 개선했다. 증권사들이 자랑하는 디지털 전환이 진짜라면 물리적 환경에 덜 구속되는 업무 특성상 장애인 고용은 더 수월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사람을 만들려는 시도를 해봤는지 먼저 자문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대상 직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증권사는 전무하다. 사무보조·전화상담원이 아닌 높은 진입장벽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이 먼저 나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다.
금감원장이 장애인 고용을 별도 세션으로 다룬 건 단순한 권고가 아니다. 증권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외치면서 정작 고용 관행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증권사들이 진정한 미래 금융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조직 내부부터 미래형으로 바꿔야 한다. 장애인 고용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