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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증시에 빚투 반대매매 777억… 미수금도 ‘2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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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승인 : 2026. 03. 08. 17:43

2006년 집계 시작 이후 8번째 큰 규모
코스피 랠리에 돈 빌려 산 투자자 직격
중동발 변동성 커져 보수적 대응 필요
시장에서 우려했던 반대매매 압력이 현실화하고 있다. 2월에는 100억원 수준을 맴돌던 반대매매 규모가 이달 들어 8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2023년 영풍제지 사태 이후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이다. 위탁매매미수금도 연초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2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이어진 국내 증시 랠리에 이란 사태가 제동을 걸자 '빚투(빚내서 투자)'에 따른 반대매매가 나오는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투를 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에 대한 경고음도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위탁매매미수금은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까지 매수 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발생한 미지급 금액을 의미한다. 2영업일 이내로 갚지 못한 경우 증권사는 대금 회수를 위해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77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매매 금액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래 여덟 번째로 큰 규모다. 2023년 10월 24일 이후 약 29개월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위탁매매미수금도 코스피 개장 이래 가장 커진 2조1488억원으로 나타났다.

거래정지종목 거래 재개나 미수금 중복 집계 등의 특이 요인 없이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온 사례로는 역대 최대치다. 지난 5일보다 반대매매 금액이 많이 나왔던 사례로는 2023년 7월 3~4일 929억~977억원, 같은 해 10월 18~24일 2768억~5496억원으로 총 7차례가 있다.

2023년 7월에는 라덕연 사태(SG증권발 주가폭락)로 대한방직·동일금속·동일산업·방림·만호제강 등이 매매정지가 됐지만, 7월 3일 거래가 재개되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같은 해 10월 영풍제지 사태 때는 거래정지 상태에서 발생한 미수금이 반대매매 금액에 반영됐다.

문제는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커진 위탁매매미수금이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미수금은 약 9273억원이었지만 두 달 만에 131.73% 증가했다. 통상 반대매매 금액은 전 거래일 미수금에 대한 강제처분으로 이어져 다음 날 통계에 반영된다. 미수금 규모가 커질수록 추가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함께 높아졌다는 얘기다.

쏟아지는 반대매매는 한국 증시가 처한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지표다. 이란 사태 발발 이후 첫 거래일 일본·중국·대만·홍콩 등 동아시아 주요 증시는 1~5%가량 빠지는 데 그쳤지만, 국내 증시는 12% 넘게 하락해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랠리와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 등으로 반도체 시장의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낙폭도 컸기 때문이다. 외부 충격 발생에 따른 차익실현과 청산 압력이 다른 동아시아 증권 시장보다 크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변동성을 견딜 여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나 빚투 투자자는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 사태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빚투 투자자들은 시장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출구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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