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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금융 문턱은 낮췄지만…정책 밖에 남겨진 ‘중간 지대’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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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6. 04. 02. 17:28

아시아투데이 박서아 증명사진
금융당국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을 겨냥해 '청년 미래이음 대출'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정책금융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정책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선이 그어지고, 그 선 바깥으로 밀려나는 청년도 함께 생깁니다. 정책과 시장 사이에 남겨진 '중간 지대' 청년을 어떻게 포괄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넓은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존 청년 대상 정책금융상품으로 햇살론유스가 있지만, 거래 이력이 부족한 청년의 경우 신용평점 부족으로 이용이 제한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햇살론유스는 연소득 3500만원 이하이면서 만 34세 이하 대학생, 미취업청년, 사회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민금융진흥원 보증부 대출 상품입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filer)' 청년의 경우에는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청년 미래이음 대출입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미취업청년 또는 취업 초기 청년을 대상으로 연 4.5% 금리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하는 상품입니다. 대출 기간은 거치 최대 6년, 상환 최대 5년으로 설계돼 초기 상환 부담을 낮췄습니다. 상환 의지를 중심으로 심사에 들어가기에 신용점수 하위 20% 또는 차상위계층 이하 청년들도 대출이 가능합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에게는 초기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비'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기준 밖에 놓인 청년층입니다. 취재 중 만난 A씨(35)는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월 3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약 45만원은 학자금 대출 상환에 쓰이고,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월세 50만원 수준 원룸에서 거주하며 교통비와 관리비, 공과금, 보험료 등을 매달 냅니다.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죠.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족 생계를 돕다 뒤늦게 대학에 진학했고, 2년 전 취업에 성공했지만 생활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나이 기준으로 정책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황입니다. A씨는 "연체 없이 버티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정책금융이 나올 때마다 사회가 나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월급이 밀리거나 생활자금이 부족해 카드값이 연체될 때도 있었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는 2금융권 대출을 고려해야 합니다. A씨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또다시 '연체 없이 버티는 것'이 됩니다.

이처럼 정책과 시장 사이에서 선택받지 못한 청년들이 여전히 '인정받지 못한' 빈곤의 굴레에 놓여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정책금융이 일정 기준을 중심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는 한계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간 지대'의 공백을 방치할 경우 정책 효과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포용은 곧 생산적 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청년의 실제 생활 여건과 상환능력을 반영한 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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