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中과 긴장 장기화 불가피" 트럼프는 다카이치 옹호하며 美日결속 확인…대만 유사 놓고 한미일 안보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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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2025년 10월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1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직접 거명해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동조하지 않고 다카이치 총리의 지도력을 옹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일중 관계와 미일동맹까지 정면으로 흔드는 구도로 확산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4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중 관계 악화가 의제로 다뤄졌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함께 거명하며 두 사람이 지역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사람을 지원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를 직접 겨냥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시 주석이 라이 총통과 다카이치 총리를 함께 비난한 대목은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을 '대만 독립세력'으로 규정해 강하게 압박해 왔다. 여기에 일본 총리까지 같은 선상에 올려놓은 것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고, 미일동맹에 균열을 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 답변에서 대만 유사 상황이 일본의 존립위기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고,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후 일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그 뒤 미중 정상이 처음 대면한 자리였고, 시 주석이 이 문제를 직접 꺼낸 것은 중국의 대일 반발 수위가 여전히 높다는 뜻이다.
◇대만 유사, 한국에도 남의 일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비판받을 지도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3월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다카이치 총리의 선거 승리와 지도력을 평가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의 긴장을 알고 있다며,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일본을 칭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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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2024년 10월18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타오위안의 한 해군기지를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을 마친 뒤 15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해 회담 내용을 공유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통화 뒤 기자단에 "일본에 큰 힘을 쏟아준 데 깊이 감사했다"고만 말하고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 앞에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신뢰를 보임으로써 미일 결속을 중국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안은 한국에도 직접적 함의가 있다. 대만 유사시 일본의 역할, 미일동맹의 대응, 중국의 군사·외교 압박은 한반도 안보와 분리되지 않는다. 주일미군 기지는 한반도 유사시에도 중요한 후방 거점이며, 대만 해협과 동중국해의 긴장은 한국의 해상교통로와 에너지 수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이 미국 정상 앞에서 일본 총리를 직접 비난한 것은 대만 문제를 둘러싼 압박의 전선을 일본으로 넓히는 동시에, 미국의 동맹망 전체를 시험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정부 안에서는 일중 긴장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직접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이상, 당분간 일중 정상회담 성사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권력 집중이 진행된 시 주석과 직접 접촉하지 못하면 긴장 완화의 돌파구도 찾기 어렵다.
연내 추가 미중 정상회담이 세 차례 더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연계하며 대중 외교를 조정할 방침이다. 한국으로서도 대만 유사를 둘러싼 미중·일중 긴장이 한미일 안보협력과 대중 외교 사이의 균형 문제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대만 문제는 더 이상 대만과 중국만의 사안이 아니라,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안보질서 전체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