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상업 운전 목표…'첫 실적'이 글로벌 진출 열쇠
"해외 실증 경험·기술 내재화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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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부산 기장군을 국내 최초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건설 후보 부지로 확정했다. 글로벌 SMR 시장은 2035년 약 6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 국가들이 기술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첫 SMR 시공 실적을 확보한 건설사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정책 전환 배경에는 급변하는 전력 수요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반도체·철강 등 국가 주력 산업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필요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원전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 역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 계획을 확정하고 2035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대형 건설사들도 수년 전부터 원전 역량 강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 첫 SMR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의 투자와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원전 시공 실적 측면에서는 현대건설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은 한국형 대형 원전 36기 가운데 24기를 시공하며 국내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미국 원전 기업 홀텍과 협력해 SMR-160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SMR 파일럿 프로젝트의 2029년 전력망 연결과 추가 20기 배치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 페르미 아메리카가 추진하는 마타도르 원전 프로젝트에서는 EPC 계약 체결을 추진하며 부지 배치와 공정·사업비 산정을 위한 기본설계 업무를 수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투자와 시공권 확보를 연계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SMR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SMR 기업으로 꼽히는 뉴스케일파워에 7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아이다호주 프로젝트의 시공 계획 수립과 기술 인력 지원 등에 참여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뉴스케일파워와 함께 SMR 프로젝트 기본설계를 완료했으며, 현재 현지 정부의 최종 투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EPC 사업도 미국 플루어와 공동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는 설계 단계부터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으며, 향후 엑스에너지가 추진하는 영국 내 6GW 규모 원전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EPC 수행을 담당하는 구조를 구축해 놓았다.
특히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올해 4월 차세대 원전 인허가 체계인 '10 CFR Part 53'을 시행하면서 비경수로형 SMR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엑스에너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DL이앤씨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한국형 i-SMR 개발 컨소시엄에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등과 함께 참여하며 국내 원전 생태계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왔다. 또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사업에서 '팀코리아'의 시공사로 참여하며 대형 원전 분야 실적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수주 경쟁의 승부처는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장 SMR 사업은 전원개발사업예정구역 지정, 표준설계인가,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 등 주요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발주는 2020년대 후반에나 가시화될 전망이다.
결국 과거 실적보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공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평가다. 글로벌 파트너십과 지분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현장에서 실제 사업 수행 경험을 쌓고 기술 내재화를 이뤄낸 기업이 국내 첫 SMR 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발주 방식이 턴키인지 분리발주인지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고, 국내 기술 자립도 확보 여부도 중요한 변수"라며 "현재 각 사가 해외 사업에서 축적하고 있는 시공 경험과 기술력이 결국 기장 1호기 수주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