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확인 등으로 재판 지연 전망
증거부족으로 무죄 판단 증가 우려도
정황 입증 중요한 뇌물죄 등 직접 영향
|
현행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검사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수사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추진되고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라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 결과만을 토대로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사와 기소가 완전 분리되면서 검찰이 기소 이전 단계에서 사건을 다시 파악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드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 공백이 결국 재판부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단계에서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재판부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피고인 신문은 물론 수사 경찰관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게 될 수 있다. 법원이 사법적 판단을 넘어 사실상 수사기관의 역할까지 하게 되는 셈이다. 추가 증거조사와 증인신문이 반복되면 심리 기간이 길어져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한 고법 판사는 "검사가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면, 법원은 추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며 "압수수색 영장 발부나 사실 조회가 여러 차례 이뤄지면 재판이 늘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속기간 제한으로 피고인이 석방될 수도 있다"며 "석방된 피고인이 유리한 자료를 추가로 법원에 제출할 경우 기존 수사기관 증거만으로는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겨날 것이다. 특히 증거 확보가 중요한 뇌물·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나 성범죄 사건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이유로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수사 단계에서 충분히 증거가 확보되지 못한 사건이 그대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법원의 무죄 판단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형사사건 1심 무죄율은 1.06%(6415명)로 집계됐다. 통계 전산화가 이뤄진 2000년 이후 1심 무죄율이 1%를 넘은 건 처음이다. 앞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1차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2021년에도 1심 무죄율은 1%에 육박했다.
또 다른 고법 판사는 "공판 단계에서 뒤늦게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며 "초기 수사 단계에서 증거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재판에서 이를 보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무죄가 늘었다"며 "경찰 수사 단계에서 넘어오는 증거가 없다 보니 검찰에서도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