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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끝에서 시작하는 걷기 여행, 남파랑·서해랑 ‘코리아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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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6. 07. 0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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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서 끝나는 남파랑길, 서해랑길의 시작
다산초당·오시아노 관광단지·목포 근대화거리
한국관광공사 '두루누비' 대한민국 일주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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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땅끝 해변. / 이장원 기자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전국을 한 바퀴 돌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약 2년 전 대한민국 한바퀴를 도는 '코리아둘레길'이 완성되면서 여행자들의 꿈은 실현됐다. 국토 가장자리를 이은 약 4500km의 길을 따라 걷는 것은 이제 국내 여행의 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걸을지 둘레길 여행을 계획한다면 '두루누비'를 참고하면 된다. 한국관광공사는 두루누비를 통해 여행자들의 길을 안내한다. 총 284개의 코스 중 상징성이 있는 곳을 찾는다면 남파랑길부터 걷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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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탑. / 이장원 기자
남파랑길은 부산 오륙도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이어진다. 총 90개 코스, 길이는 1470㎞에 달한다. 남파랑길 90코스의 종착점에서는 땅끝탑이 있다. 이곳은 국토의 끝이자 시작이기도 하다. 남파랑길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끝나지만, 부산을 향해 시작한다고 볼 수도 있다. 땅끝탑은 인천 강화로 이어지는 서해랑길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역시 땅끝탑에서 끝난다고 볼 수도 있다. 남파랑길로 갈지, 서해랑길로 갈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지역의 자연경관, 역사, 문화,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코리아둘레길에서 자신만의 코스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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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 / 이장원 기자
남파랑길에서 83코스를 택한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전남 강진 만덕산 자락에서 다산초당과 만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을 한 곳이다. 여행객들은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이곳과의 접점을 찾아볼 수 있다.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 시험 때문에 외우던 책 제목이 떠오른다. 정약용 선생은 다산초당에서 유배 생활의 후반기를 보내며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선생은 1801년 신유박해에 연루돼 강진으로 유배를 온 뒤 주막집 골방 등을 전전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외가인 해남 윤씨 가문의 도움으로 만덕산 초당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한다. 이곳에서 저서를 집필하고 제자를 가르쳤는데, 유배가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초당을 둘러싼 자연이 주는 아늑함이 정신을 다잡는 데 도움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초당 뒤 바위에서는 정약용 선생이 직접 새겼다는 정(丁)자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정약용 선생은 인근 백련사의 승려 혜장과 깊은 우정을 나눴다고 한다. 정약용과 혜장이 주고받은 편지와 시를 모은 견월첩이라는 책도 전해진다. 다산초당에서 오솔길을 따라 30분 정도 가면 백련사가 나온다. 학문과 차를 논하기 위해 혜장을 만나러 가던 정약용 선생의 마음과 같이 잠시 사색을 하며 걸어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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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아노 관광단지 해변. / 이장원 기자
땅끝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도 빼어난 자연 환경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총 109개 코스, 1800km의 길이 뻗어 있다. 송호해변에서부터 길을 따라가면 오시아노 관광단지로 이어지는 서해랑길 14코스가 나온다. 오시아노는 한국관광공사가 이곳을 서남해안 거점 관광단지로 개발하면서 새롭게 지은 이름이다. 서해 남부 앞바다를 부르는 우리말 시아바다와 넓은 바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오시아노를 한 단어에 모두 담았다.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정확히 동경 126도에 위치한 것도 특징이라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해남126 오시아노호텔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오시아노 관광단지는 시원한 바다 조망의 골프장인 오시아노CC와 해변 캠핑장 등을 갖춰 서남해안의 해양 휴양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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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옛 일본영사관. / 이장원 기자
서해랑길 16코스를 통해 목포에 들러 지역의 옛이야기를 잠시 들어보는 것도 좋다. 서해랑길은 목포 도심과 바다를 연결한다. 목포항 앞바다에 나란히 자리한 세 개의 섬, 삼학도에는 난영공원이 있다.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고(故) 이난영 여사를 기리는 추모 공원이다. 이난영 여사는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과 대동강, 영산강의 아픔을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그의 유해는 2006년 고향 목포의 삼학도로 돌아와 수목장으로 안치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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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근대화거리 행복이 가득한 집. / 이장원 기자
우리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곳으로 목포 근대화거리도 있다. 1897년 목포항 개항 이후 조선인의 삶의 터전과 일본인 거류지가 교차하며 형성된 독특한 거리를 보존한 곳이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인 옛 일본영사관도 자리잡고 있다. 붉은 벽돌 외관이 인상적인 이곳은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변 골목길에는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문서고, 화신백화점 건물, 적산가옥 등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지만 지금은 한결 밝은 분위기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낡은 건물을 감각적으로 개조한 카페들은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기에도 충분하다. 나름의 감상과 함께 고풍적 분위기의 사진을 남겨볼 수 있다. 주변에서는 목포의 '로컬' 음식점도 많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을 맛보고 코리아둘레길에서 발견하는 지역 문화의 특색을 잠시 향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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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초원음식점 꽃게살비빔밥. / 이장원 기자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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