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투데이갤러리] 이현자 ‘염치의 상실’ - 오방색에 새긴 우주의 순리, 부부 화합의 노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720010006743

글자크기

닫기

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07. 21. 13:2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7-2
순지 아교포수, 분채, 봉채. 88×74cm, 2013. 그림 이현자
화면 가득 번지는 적색과 황색, 청색이 삼태극의 리듬을 타고 서로를 끌어안는다. 하늘의 붉은빛과 인간의 노란빛, 땅의 푸른빛이 한 화폭 안에서 어우러지니, 우주가 순환하는 이치를 색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세 빛깔을 가로지르는 굵고 역동적인 검은 줄기는 나무뿌리처럼 얽히고 뻗어나가며, 만물을 잇는 우주의 기운과 오래 이어지길 바라는 염원을 함께 품어낸다.

삼색 위로 백색과 분홍, 황금빛의 꽃송이들이 만개하고, 그 가지마다 한 쌍의 새가 나란히 깃들어 있다. 서로를 향해 몸을 기울인 새들의 자태에는 부부가 한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겼다. 화면 하단, 거센 파도를 차고 오르는 잉어와 연꽃 위에 합장한 작은 동자승의 모습은 누구나 품고 있을 성공과 구원에 대한 간절함을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크게 울리게 한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문화콘텐츠과 강사를 지낸 민화 원로작가 아정 이현자는 일본 노무라공예사에 작품을 수출할 만큼 필력을 인정받았으며 아정민화연구소를 이끌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전통 오방색의 상징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길상의 도상 뒤편에서 오히려 염치를 잃어가는 오늘의 세태를 되비추는 잔잔한 거울이 된다. 이 작품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의 염치와 소망을 고요히 되돌아보게 된다.

리기태 전통예술 평론가
안정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