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색 위로 백색과 분홍, 황금빛의 꽃송이들이 만개하고, 그 가지마다 한 쌍의 새가 나란히 깃들어 있다. 서로를 향해 몸을 기울인 새들의 자태에는 부부가 한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겼다. 화면 하단, 거센 파도를 차고 오르는 잉어와 연꽃 위에 합장한 작은 동자승의 모습은 누구나 품고 있을 성공과 구원에 대한 간절함을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크게 울리게 한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문화콘텐츠과 강사를 지낸 민화 원로작가 아정 이현자는 일본 노무라공예사에 작품을 수출할 만큼 필력을 인정받았으며 아정민화연구소를 이끌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전통 오방색의 상징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길상의 도상 뒤편에서 오히려 염치를 잃어가는 오늘의 세태를 되비추는 잔잔한 거울이 된다. 이 작품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의 염치와 소망을 고요히 되돌아보게 된다.
리기태 전통예술 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