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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요구불예금 보름만에 41조 증발…기업 자금 수요·증시 유입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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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일 기자

승인 : 2026. 07. 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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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 마친 기업 자금 이동
코스피 조정 속 개인 매수세 이어져
4월 5대 은행 연체율 상승<YONHAP NO-3831>
/연합뉴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이 보름 만에 41조원 넘게 줄었다. 6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상반기 결산 이후 기업들의 자금 수요로 집행이 본격화된 데다, 주식시장 조정 국면에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은행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머니무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한 정기예금 금리 상승으로 정기예금으로 옮겨간 점도 요구불예금 감소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이달 15일 기준 681조913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5.70% 하락했다. 보름 만에 41조2015억원이 줄어들며 한 달 기준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5월(-72조2166억원) 이후 6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1월 22조4705억원(3.33%) 줄어든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하며 699조9081억원을 기록했다가 4월에는 3조3557억원(0.48%) 감소했다. 이후 두 달 연속 상승하며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겨 지난달 말 722조2928억원을 기록했다.

요구불예금이 급감한 요인은 기업들의 계절적 자금 이동으로 분석된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예치했던 요구불예금이 다시 운용처로 재투자되면서 잔액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또 상반기 결산 이후 기업들이 거래대금을 정산하고 결제하는 과정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2024년과 2025년 7월에도 각각 27조7502억원, 17조4892억원 등 큰 폭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올해 감소폭이 예년보다 확대된 이유로는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이 꼽힌다. 최근 코스피 조정 국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흡수하는 과정에서 은행 예금이 투자자금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15일까지 10조8324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개인 투자자들은 6조1807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도세를 받아냈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47조338억원의 물량을 순매수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39조5398억원을 흡수하기도 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 잔액 역시 크게 늘었다. 올해 1월 15일 기준 92조6030억원이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5월 말 130조를 돌파했다. 6월 말 코스피가 빠르게 하락하며 120조원대로 줄었다가 7월 들어서는 110조 내외 수준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연초에 비해 높은 수치를 유지 중이다. 코스피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1월에는 27조561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50조347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자금 이동의 영향도 있겠지만 주가가 떨어진 지 오래되지 않아 개인과 기업의 요구불예금이 증시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기조에 예금 금리가 오르자 정기예금으로 이동한 자금 규모도 상당하다. 5대 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5~6월 주요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20일 기준 대표 비대면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연 2.90~3.30% 수준으로 3%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5일 기준 965조2949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5조8951억원(1.67%) 늘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채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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