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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차세대 자동차의 승부처, ‘차량 에이전틱 AI’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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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7. 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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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교수
홍성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생성형 AI 경쟁의 초점이 누가 더 뛰어난 챗봇을 만드는가에서 사용자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AI 산업이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스스로 일을 수행하는 AI', 즉 에이전틱(Agentic) AI로 빠르게 이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생성형 AI에 수백조 원을 투자한 빅테크들도 이제는 냉정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에만140억 달러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으며, 흑자 전환도 2029년 이후로 전망하고 있다.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단순한 챗봇 서비스만으로 회수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픈AI가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것도 바로 에이전틱 AI다. 에이전틱 AI는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계획하고 수행하면서 개인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도 같은 변화를 겪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인지·판단·제어를 하나의 거대한 신경망으로 통합하는 End-to-End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언어적 맥락까지 고려해 운전하는 기술은 앞으로 대부분의 자동차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 될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율주행만으로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승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굴지의 완성차 기업과 빅테크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면서, 기술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자율주행이 미래 자동차의 필수 조건이겠지만, 그것만으로 고객을 특정 브랜드에 오래 머물게 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진정한 승부는 오히려 자동차 안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자동차는 단순히 운전을 대신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용자를 가장 잘 이해하는 AI 동반자가 될 것이다. 에이전틱 AI 때문이다. 운전자의 출퇴근 습관이나 선호하는 음악은 물론, 가족과 자주 가는 장소, 피곤할 때의 운전 특성, 아이가 탑승했을 때 선호하는 실내 환경까지 오랜 시간 학습하고 기억한다. 이러한 장기 기억을 바탕으로 운전자보다 먼저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고 차량 환경을 스스로 최적화하는 것이 바로 '차량 에이전틱 AI'가 만들어낼 미래다.

이러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큰 가치를 갖는다. 몇 년 동안 함께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사용자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개인화된 공간으로 진화한다.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로 바꾸는 순간, 사용자는 오랫동안 축적된 취향과 습관, 경험을 함께 잃게 된다. 마치 오랫동안 사용한 디지털 생태계를 떠나는 것이 쉽지 않듯이, 바로 이 '기억' 때문에 차량 브랜드를 바꾸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것은 하드웨어 성능이나 자율주행 기술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새로운 경쟁력이며, 가장 강력한 고객 록인(lock-in) 효과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분야에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차량 에이전틱 AI는 이제 막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초기 단계다. 즉, 차량 에이전틱 AI 시스템의 구조를 새로이 확립하고, 그에 따른 요소기술과 표준을 누가 만들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후발주자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남아 있는 드문 시장인 셈이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멈춰서는 안 된다. 동시에 아직 승자가 정해지지 않은 차량 에이전틱 AI를 국가 전략 기술로 육성해야 한다. 미래 산업에서는 이미 형성된 시장을 뒤쫓는 것보다 새로운 시장의 표준을 먼저 만드는 편이 훨씬 큰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은 오랫동안 더 강한 엔진과 더 뛰어난 성능을 겨뤄 왔다. 앞으로는 더 똑똑한 자율주행 기술이 경쟁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다음 시대에는 가장 똑똑한 자동차보다 가장 나를 잘 이해하는 자동차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센서나 반도체만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AI에서 나올 것이다. 한국이 지금 차량 에이전틱 AI에 과감히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홍성수 교수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학사와 석사 졸업하고, 미국 매릴랜드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 졸업 후, 미국 실리컨그래픽스에서 근무했으며, 1995년부터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국내에서 실시간 임베디드 시스템과 미래자동차 소프트웨어 분야를 개척해 온 권위자. 현재 산업통상부 제조업 AX 얼라이언스 AI 미래차 분과위원장과 학교법인 산업기술대학교 이사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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