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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한가운데, 책가도의 격을 빌려 화문이 새겨진 사각의 층들을 정갈하게 쌓아 올린 탑은 가평군 백련사의 층탑을 상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산자락 사이사이 옹기종기 자리한 채색 가옥들은 할머니의 손때 묻은 꽃무늬 보자기를 닮아, 얼어붙은 봄 풍경에 다사로운 온기를 가만히 불어넣는다.
한국민화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민화작가 조은희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마을의 봄을 책가도의 격식 속에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지어 올렸다. 계절의 경계에 선 이 그림 앞에서, 시린 하루에 지친 마음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요하고 포근한 품에 몸을 기대게 된다.
리기태 전통예술 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