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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학교 총기난사 계기로 미성년 SNS 금지 법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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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8. 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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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13세 미만·상원 16세 미만 이용 금지 법안 각각 발의
6월 타클로반 총격범, 온라인 극단주의 조직 '764'에 포섭
전문가 "전면 금지는 역효과… 플랫폼 규제·상담 강화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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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화면으로 인스타그램·틱톡·스냅챗·유튜브·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 애플리케이션이 보인다/로이터 연합뉴스
필리핀 의회가 학교 총격 사건을 계기로 미성년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와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과 상원은 최근 미성년자들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하원이 발의한 법안은 13세 미만 아동의 SNS 이용을 금지하고, 상원의 법안은 제한 연령을 16세 미만으로 넓혔다.

두 법안 모두 온라인 플랫폼에 연령·신원 인증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고 기준 미달 이용자의 계정을 사전 차단하도록 했다. 반복 위반 시 최대 5000만 페소(약 12억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플랫폼의 필리핀 내 영구 차단도 가능하다.

법안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 6월 22일 타클로반시 산호세국립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이다. 14세와 15세 학생 2명이 교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학생 3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는데, 학교 총격은 극히 드문 필리핀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후안 에드가르도 앙가라 필리핀 교육부 장관은 유해 온라인 콘텐츠와 그루밍, 테러 조직의 아동 모집 활동에 젊은 층이 노출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수사 결과 총격범 중 1명은 온라인 극단주의 조직 '764'에 포섭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 보안 시민단체 딥웹코넥의 루이스 안젤로 탈라탈라는 "이들은 타인에게 폭력과 살인을 부추기는 것 자체를 즐긴다"며 "그것이 조직의 이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이버 보안과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전면 금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주류 플랫폼에서 밀려난 미성년자가 감시가 어려운 음성적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심리학회 이사인 심리학자 피제이 벵와산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오히려 처벌받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과 협력해 위험 콘텐츠를 탐지·삭제하고 아동을 노리는 포섭 시도를 차단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온라인 노출만으로 폭력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도 짚었다. 폭력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 상당수가 이미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SNS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 상담사 확충과 아동 정신건강 지원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벵와산은 "가정에서 초기 공격적 행동이 나타날 때 방치해선 안 된다"며 "한계를 알려주는 것 자체가 대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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