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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지방이전 ‘금융안정’부터 따져야…“기능 중심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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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일 기자

승인 : 2026. 08.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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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금융기관과의 접근성 안정망 역할 수행에 중요
지방이전 계속 근무 의향 24%…저연차 직원은 10% 안팎
비과세 법인이라 지방세 증대 효과 없다는 점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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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이 1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예금보험공사 2층 세미나실에서 '금융위기 대응 핵심기관으로서 예금보험기구의 적정 입지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수행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채종일 기자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금보험공사의 본사를 서울에 유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금융회사 부실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금융기관과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은 11일 서울 중구 예보 본사에서 '금융위기 대응 핵심기관으로서 예금보험기구의 적정 입지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 수행 결과 발표와 함께 정책토론회를 실시했다.

이날 발표에서 고동원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은 예보의 적정 입지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금융 중심지·정보와의 접근성을 꼽았다. 금융회사의 부실을 상시 파악하고, 보호대상으로 지정된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본점과 금융기관이 밀집된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권과 밀접한 곳에서 시장 상황과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살필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경영 상황을 분석하고 부실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하는 과정에서는 단순한 데이터를 넘어 금융시장과 업권에 대한 현장 정보에 맞닿아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디지털 금융의 발달로 금융기관의 부실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예금자들이 단시간에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등의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응과 유관기관 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금융 중심지와의 물리적 접근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도 금융회사 상시 감독 등 현장을 나가는 일이 잦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고 센터장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영국 금융서비스보상기구(FSCS), 일본 예금보험공사(DJCJ) 등은 모두 금융 밀집 지역에 위치해 여러 금융위기에 대응해 왔다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는 인재 유출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법제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예보의 지방 이전 시 근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특히 근속 5년 이하의 저연차 직원들 중에서는 계속 근무 의향이 12%에 불과했으며, 직급이 가장 낮은 5급 실무직 중에서는 9.5%만이 지방 이전 시에도 계속 근무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 업무와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이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연구 결과 발표가 있던 이날 예보 1층 로비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이직에 관한 이야기와 지방 이전 여부가 확정되는 시기 등에 대해 불안감을 토로하는 대화가 이어지기도 했다. 예보 관계자는 "직원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정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업무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예보의 지방 이전이 지방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보는 비과세 법인으로서 지방세 증대 효과가 부재하고, 임직원 총계수도 855명에 불과해 인구 분산 효과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은행의 예치금에 대한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기에 기금 운용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일률적인 지방 이전보다는 기능 중심 이전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선애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서울에서 금융 안전망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연구·연수·소비자보호·데이터 기반 등 일부 기능을 지역으로 분산하거나 지역 협력센터를 확대하는 방안을 권고 모델로 제시했다.

전 교수는 "한국의 금융 안전망은 권한은 분업되어 있고, 정보는 분산되어 있지만 공간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며 "위기 시 관계기관과 시장 전문가와 즉시 결합이 필요해 서울의 핵심 금융환경 위기 관리 기능을 존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채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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