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lip20260811162053 | 0 | | 한일 대학생 70명이 도쿄에서 4일 동안 토론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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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방에는 좋은 관광지와 먹을거리가 많은데, 젊은 사람들이 그 지역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11일 오후 일본 도쿄도 미타카시 시민협동센터. 한국과 일본 대학생들이 나흘 동안 머리를 맞댄 '제19회 한일청년파트너십'(집행위원장 윤희서) 토론 결과가 하나씩 발표됐다. 회의실 벽에는 경제, 교육, 문화유산, SNS, 콘텐츠, 지역문제 등 6개 주제를 놓고 양국 학생들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써 붙인 포스트잇이 빼곡했다.
지난 8일부터 나흘간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국 대학생 20명과 일본 대학생 25명 등 45명이 참가했다. 운영진 25명까지 포함하면 전체 참가 인원은 약 70명이다. 학생들은 첫날부터 팀별 토론에 들어가 사흘 동안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뒤 마지막 날인 11일 결과를 발표하고 다른 팀 참가자들과 워크숍을 진행했다.
 | clip20260811162511 | 0 | | 한일 대학생들이 토론을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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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제팀은 한국과 일본이 지방 문제를 공유하면서도 양상이 다르다는 데 주목했다. 한국은 서울과 수도권에 관광 수요가 집중돼 지방의 매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반면, 일본은 지방 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위해 도시로 이동할 때 교통비와 숙박비 부담까지 져야 하는 '지역 간 교육격차'를 주요 문제로 꼽았다. 해결책으로는 지역 콘텐츠를 활용해 '지역다움'을 강화하고, 지방 학생들에게 진학 정보만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출신 선배와의 상담, 수험 비용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경제팀은 반도체와 관광을 통해 양국 경제의 차이와 협력 가능성을 살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존 제조기업의 경쟁력과 대규모 생산능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반면 일본은 라피더스 등을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기반을 다시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 분야에서는 지역 관광 정보를 SNS와 짧은 동영상으로 알리고, 관광객이 지켜야 할 매너를 지도와 연계해 제공하는 앱과 '한일 관광정보 전달망'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 clip20260811162627 | 0 | | 한일 대학생들이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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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팀의 토론은 더 민감한 문제로 들어갔다. 일본 언론의 사도광산 관련 보도에서 세계유산과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크게 다뤄지는 반면 조선인 강제노동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게 언급된다고 지적했다. 문화재를 단순히 돌려주느냐의 문제를 넘어 역사적 의미까지 함께 계승하는 '공동유산'과 한일 공동 관리 가능성도 토론 테이블에 올렸다.
교육팀은 한국의 수능 중심 입시와 일본의 다양한 선발방식을 비교했다. 한국이 일본에서 참고할 부분으로 학생 개개인의 배경과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입시방식을 꼽았다. 면접, 소논문, 집단토론 등을 통해 시험 점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인품과 지원 동기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 clip20260811162548 | 0 | | 한일 대학생들이 토론결과를 포스트잇으로 붙여놓았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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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팀은 한류와 일본 대중문화가 양국의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드라마나 영화의 역사적 각색이 상대국에 대한 인식을 왜곡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특히 역사 콘텐츠가 개인의 역사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과도한 각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SNS팀은 양국의 SNS 이용 방식 차이와 외모에 대한 획일적 기준, 과격한 표현과 정보 편향 문제를 놓고 토론했다. 상대국을 직접 경험하기보다 SNS 알고리즘을 통해 접하는 정보가 한일 청년들의 인식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논의 대상이 됐다.
한일청년파트너십은 한일 관계가 악화됐던 2020년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시민 기반의 소통 공간을 만들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올해 19회째로, 주최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누적 참가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과거에도 영토 문제와 재일한국인, 내셔널리즘, 민주주의, 대중문화 등 양국 청년들이 쉽게 합의하기 어려운 주제를 토론해왔다.
 | clip20260811162417 | 0 | | 한일청년파트너십 부집행위원장인 이카리야 마사키군(일본 와세다대 4년)이 행사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최영재 도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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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청년파트너십 부집행위원장인 이카리야 마사키군(일본 와세다대 4년)은 2년 전에는 참가자로 행사에 참여했다가 한일 문제와 교류에 관심을 갖게 돼 운영진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가자 모집도 인스타그램 등 SNS와 대학 내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졌다. 오는 12월 말에는 서울에서 다음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날 폐회식에서는 한국 경제팀 김준오씨와 일본 콘텐츠팀 다카하시 미야비씨가 특별상을 받았다. 정치와 외교가 만든 한일 관계의 거대한 담론 대신, 양국 청년들은 나흘 동안 입시와 지방, 경제, SNS, 문화재처럼 자신들의 삶과 맞닿은 문제를 놓고 직접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해법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