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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예산과 제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은 올해 국방예산 9조353억엔 중 연구개발에 약 7095억엔, 방위생산기반 강화에 약 957억엔을 편성했다. 공급망 강화와 생산설비 현대화, 수출용 개조개발을 정부가 직접 지원한다. 방위생산기반강화법을 통해 원자재와 핵심부품의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고, 단종 부품 국산화, 복수 공급처 확보, 사이버보안 강화는 물론 사업 철수 기업의 생산시설·기술·인력 승계까지 지원한다. 낮은 수익성과 불확실한 물량에 따른 방산기업의 이탈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환경도 바뀌고 있다. 품질·원가절감·납기 준수를 이윤 산정에 반영하고, 원가 상승 위험도 계약에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한다. 특정 장비는 계약기간을 최대 10년까지 확대한다. 방산기업이 설비와 전문인력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려면 적정 수익과 장기 물량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기술혁신 방식도 달라졌다. 인공지능(AI)·양자·우주·무인체계·첨단센서·신소재 등 민간의 우수 기술을 국방에 적용하는 스핀온을 가속하고 있다. 대학·연구기관·스타트업의 기술을 발굴하고 브레이크스루 연구와 민간기술을 무기체계로 연결하는 가교연구도 확대한다. 100% 완벽한 성능요구조건을 장기간 충족시키는 기존 방식보다 먼저 현장에서 실증하고 빠르게 개량하는 획득방식을 강화하는 것이다. 인구감소와 자위대 인력 부족에 따른 무인기·무인수상정·AI 등의 활용도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큰 변화는 방위장비 수출이다. 일본은 지난 4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운용지침을 개정해 구조·수송·경계·감시·소해로 한정했던 국산 완제품의 '5개 유형 제한'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전투기·호위함·잠수함 등을 포함한 방위장비의 해외이전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 물론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엄격한 심사와 국회 통보, 최종사용자 관리등은 유지되지만 사실상 방산수출을 전면적으로 허용한 것이다. 지난 달 한일안보전략대화에 참여한 일본 고위인사는 향후 가칭 '방산수출공사'를 신설해 이를 체계적으로 확대하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방산수출 확대 이유는 단순한 매출 증대에 있지 않다. 동맹국·우방국과 장비 공통화를 확대하여 상호운용성을 높이고, 공동생산·공동정비망을 구축하며, 해외 물량으로 국내 생산라인과 유사시 양산 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정부가 수출용 개조개발과 민감기술 제거 비용까지 지원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K-방산에 결코 가볍지 않은 경고다. 지금까지 일본은 높은 기술력에도 수출규제, 고비용, 절충교역 부재, 부족한 해외사업 경험 등으로 제한적 경쟁자에 머물러 왔다. 그러나 함정·항공기·미사일·레이더·무인체계의 수출 족쇄가 풀리고 정부의 외교·금융·기술 지원까지 결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이 가성비와 신속 납기만으로 현재의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K-방산도 수출 확대를 넘어 전쟁지속능력과 기술주권, 공급망 안보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핵심광물·반도체·탄약·추진기관 등 취약 공급망을 상시 관리하고, 방산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적정이윤과 장기물량을 보장해야 한다. AI·드론·로봇·첨단소재·우주 등 민간첨단기업이 방산시장에 신속히 진입할 수 있도록 실증-신속획득-초도구매를 연계해야 한다. 수출에서는 국가간 신뢰를 기반으로 금융·현지생산·교육훈련·공급망을 결합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2026년 일본 방위백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본은 기술혁신과 무기수출, 동맹협력, 생산기반을 하나로 묶어 글로벌 방산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K-방산도 수출 확대를 넘어 기술·생산·공급망·인재를 함께 키우는 명실상부한 '국가전략산업'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