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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은 원재료·부품 조달부터 생산·물류·납품까지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됩니다. 협력사의 생산·품질 데이터가 연계되지 않으면 AI의 활용 범위도 공장 담장 안에 갇힐 수 있습니다. 개별 기업 중심의 '나 홀로 AX'가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간극은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도 드러납니다. 한경협이 국내 매출 상위 8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는 200개사가 응답했습니다. 이 가운데 91.5%가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력사까지 포함한 공급망 전반의 AX가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달리 지원은 초기 단계에 집중됐습니다. 협력사 AX를 지원하는 기업은 45.0%였는데, 전체 응답 기업의 39.5%가 일부 협력사를 대상으로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범사업 단계였습니다. 전사 또는 사업부 차원에서 지원사업이 확산·정착한 기업은 5.5%에 그쳤고, 24.0%는 계획만 세운 채 착수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5.5%는 협력사 자체의 AX 정착률이 아니라 응답 기업이 추진하는 지원사업의 진행 단계를 뜻합니다. 협력사 AX가 부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관련 지원이 아직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가능성을 시험하는 수준이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협력사의 디지털 인프라와 AI 활용 역량 부족으로 43.4%를 차지했습니다. 데이터 연계·표준화 및 보안 관리의 어려움이 22.7%였고, AI 도입 비용 부담도 17.5%에 달했습니다. AI 솔루션 하나를 구매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셈입니다.
조사가 가리키는 정책 해법은 비용과 현장형 모델의 결합입니다. 가장 도움이 되는 정부 지원으로 협력사 AI 도입 비용 지원(43.7%)과 업종·공정별 AI 솔루션 및 표준모델 개발(25.5%)이 꼽혔습니다. 초기 투자비를 낮추는 동시에 실제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늘려야 한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정부가 도입 비용과 업종별 공통 모델, 데이터·보안 기준을 마련한다면 기업은 협력사와의 데이터 표준화와 공동 실증을 맡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검증된 모델을 같은 업종의 다른 협력사로 확산하는 후속 지원도 필요하겠죠.
AX 경쟁은 누가 더 화려한 계획을 발표하느냐만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개별 기업에서 시작된 변화가 공급망 곳곳으로 얼마나 깊숙이 퍼지느냐가 제조업 전체의 생산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시선도 선도기업의 '최초 도입'에서 공급망의 '실제 확산'으로 옮겨갈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