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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비욘세 무대 뒤 거장…에스 데블린, 국내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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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8. 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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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투라서울서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
책·거울·빛으로 '현존' 탐구…관객이 작품 완성하는 참여형 전시
에스 데블린 전시 전경1
14일 서울 종로구 푸투라서울에서 열린 에스 데블린의 국내 첫 개인전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약 1000장의 거울이 끝없이 반사되는 공간인 '미러 메이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전혜원 기자
정면을 가득 메운 책장에는 1만 권의 책이 제목도 보이지 않게 거꾸로 꽂혀 있다. 그 위로 작가의 드로잉과 목소리가 흐르고, 영상이 끝나면 책장이 천천히 열리며 거울로 이뤄진 미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관람객은 거울 속에서 자신과 낯선 타인을 마주한다. 영국의 시각예술가 에스 데블린(55)이 한국 관객에게 건네는 첫인사다.

세계적인 무대 디자이너이자 시각예술가인 에스 데블린의 국내 첫 개인전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가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 푸투라서울에서 열린다. U2, 비욘세, 아델, 켄드릭 라마, 더 위켄드의 공연 무대와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식, 2022년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디자인한 그는 최근 미술관과 공공 공간으로 작업 영역을 넓히며 관객 참여형 설치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푸투라서울의 연작 프로젝트 '백 개의 시(100 POEMS)'의 세 번째 전시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다룬 레픽 아나돌, 빛과 신체의 관계를 탐구한 안소니 맥콜에 이어 데블린은 '현존(Presence)'을 주제로 자신과 타인, 인간과 다른 생명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공연과 시각예술, 건축, 문학, 기술을 넘나들며 30여 년간 구축해 온 작업 세계를 푸투라서울의 건축 공간에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

에스 데블린 라인 오브 라이트 푸투라서울
에스 데블린의 '라인 오브 라이트'. /푸투라서울
전시는 다섯 개의 주요 설치를 따라 하나의 여정처럼 이어진다. 입구의 '인피니트 라이브러리'에서는 거꾸로 꽂힌 책들이 영상 스크린이 되고, 이어지는 '미러 메이즈'에서는 약 1000장의 거울이 끝없이 반사되는 공간을 만든다. 정원을 향해 열린 공간에는 자연광과 인공 조명이 만나는 '라인 오브 라이트'가 놓이고, 2층의 '스크린쉐어'에서는 작가가 30여 년 동안 축적한 수백 권의 스케치북이 거대한 영상 스크린으로 변한다. 마지막 공간 '다시 집으로'는 서울과 런던의 생물종을 드로잉과 사운드로 연결하며 인간과 비인간 생명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전시의 특징은 관객이 감상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크린쉐어'에서는 영상이 끝난 뒤 스크린을 이루던 스케치 한 장을 가져갈 수 있고, 참여형 작품 '콜렉티브 포트레이트'에서는 처음 만난 관람객과 서로의 초상을 그리며 작품의 일부가 된다. 전시가 진행될수록 관람객의 흔적이 축적되며 작품도 함께 변화한다.

에스 데블린 포트레이트
에스 데블린. /푸투라서울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블린은 "이번 전시는 나와 타자는 물론 나와 다른 종과의 관계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탐구하는 여정"이라며 "모든 생각과 모든 만남은 우리를 물리적으로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무언가를 경험하고 의식의 전환이 생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거울 미로를 이번 전시의 핵심 경험으로 꼽았다. 데블린은 "사람들은 거울 앞에서 자신을 볼 준비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며 "관람객들이 거울의 미로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1971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데블린은 오페라와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시각예술과 건축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MIT 유진 맥더모트 예술상, 런던 디자인 메달, 올리비에상 3회, 토니상 등을 수상했으며, 디자인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CBE)을 받았다.

에스 데블린 전시 전경2
'세 번째 시: 에스 데블린, 다시 집으로' 전시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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