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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촌각 다투는 에크모 치료…의료진이 ‘삭감’ 걱정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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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9. 0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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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한 이미지.
"환자 상태와 시행 필요성을 잘 소명하면 ECMO(체외순환막형산화요법) 급여가 인정되는 편입니다. 다만 적용 후 환자가 빨리 사망하면 삭감 예정 통보가 오는 경우가 있어 의료진도 대비해야 합니다."

지난 3일 한상우 한림대동탄성심병원장은 ECMO의 건강보험 심사 현실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ECMO를 적용했더라도 환자가 단시간 내 사망하면 의료진이 당시 환자 상태와 시행 필요성을 다시 소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ECMO는 2014년 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치료받는 과정에 사용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환자의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체내로 보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장이나 폐를 보조하는 장치입니다. 심정지나 급성 심부전, 호흡부전 등 위중한 환자에게 회복할 시간을 벌어줍니다.

ECMO 사용이 늘면서 건강보험 급여를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습니다. 과거에는 ECMO 시행 이후 환자가 사망한 사례에서 시술 당시 회복 가능성이 낮았다는 이유로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나오면서 의료현장의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수술 중 인공심폐기를 사용한 뒤 같은 날 ECMO로 전환한 경우에도 ECMO 행위료를 별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이 같은 삭감으로 한 해 수천만원의 진료비가 깎였다고 토로했고, 일부 병원에서는 그 부담이 의료진에게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이후 급여기준을 손질해 치료 기회를 넓혔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 ECMO 적응증을 확대하고 금기증을 12개에서 9개로 줄였습니다. 과거에는 심정지를 목격했거나 발생 시점을 비교적 정확히 추정할 수 있어야 했지만, 현재는 시점을 특정할 수 없어도 생존반응이나 호기말이산화탄소분압(ETCO2) 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확인되면 급여를 인정합니다.

급여 문턱은 낮아졌지만 현장의 사후심사 부담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9월 심평원이 공개한 사례에서는 ECMO 시술 당일 손상된 캐뉼라를 교체했지만 추가 수기료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심평원도 치료에 필수적인 조치라고 봤지만 당일 ECMO 수가에 포함된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치료재료는 인정됐지만 불가피한 추가 시술에 투입된 의료진의 행위는 별도로 보상받지 못한 것입니다.

"심장 질환은 병원 고를 시간이 없습니다."

한상우 병원장의 말처럼 심혈관질환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심근경색은 응급실 도착 후 90분 안에 막힌 혈관을 열어주는 것이 주요 기준이고, 급성 심부전이나 치명적 부정맥도 신속한 치료가 예후를 좌우합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의료진은 제한된 임상 정보로 ECMO 시행 여부를 결정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즉각 대응해야 합니다. 환자의 최종 결과만으로 당시 판단의 적절성을 재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급여기준이 확대된 만큼 사후 심사에서도 치료 결과뿐 아니라 ECMO를 결정했던 당시 환자 상태와 의료진의 판단 근거를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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