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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체적 인사 난맥, 아예 검증시스템 부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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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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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김승원 법무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보면 청와대와 정부 안에 인사 검증시스템이 있기나 한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두 사람 지명 이후 불거진 논란들은 상당 부분 이미 객관적 사실로 드러난 것이거나, 과거 행태 등 이미 알려진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인사 검증시스템을 통과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검증시스템 기능이 아예 작동하지 않았거나, 청와대 인사위원회나 대통령의 결정 과정에서 검증 결과 자체를 무시한 것으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

김 후보자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해 2024년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과 그 세부 내용이 다시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국회의원과 장관 겸직 및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가족당'관련 의혹으로 비판받고 있다. 두 사안에서 파생된 사실과 정황, 그리고 일부 제기된 비판들은 많은 경우 새로 발견된 비밀이 아니다.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고 정무적·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던 내용이다. 지명할 경우 여론 반응도 상식적 수준에서 대강 예상이 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위원장의 책임 아래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됐다며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사청문회가 국민적 검증 과정이라는 설명도 했다. 국회 청문회는 지명된 후보자 자격을 국민 앞에서 따지는 절차다. 청와대 검증은 그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문제가 될 사안을 찾아내고, 임명할 것인지 판단하는 과정이다. 청문회에서 걸러내면 된다는 논리는 인사 검증의 존재 이유, 기능과 맞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선우·이진숙·이혜훈 후보자 등이 인사 논란으로 사퇴하거나 지명이 철회됐다. 그때마다 인사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똑같은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추천에서 검증, 정무적 판단과 최종 지명에 이르는 인사시스템 전체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원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무엇을 조사했고,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사나 처분 이력처럼 공적 기록으로 확인 가능한 사안을 몰랐다면 검증 능력의 문제라고 하겠다. 알고도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판단 기준의 문제다. 후보자에게 의원직 사퇴 의사가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기본적인 정무 검증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인사 검증은 대통령 뜻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불편한 사실을 전달할 수 있는 장치여야 한다. 임명권자의 의중이 강할수록 참모진의 검증은 더 엄격해야 한다. 반대 의견을 낼 수 없다면 그냥 대통령 인사 명령을 전달만 하는 통과 시스템에 불과하다. 인사는 국정 운영의 출발점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인사 검증시스템의 실질적인 재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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