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9월에만 두 차례 CEO 승계 공정성 메시지
지자체 금고 입찰 경쟁 과다와 내부통제 강화도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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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11층에서 8개 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원장은 올해 하반기를 70여개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변화의 시기'라고 강조하며 금융권이 공정한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담회 시작 전인 오전 7시 경, 금감원에 들어선 8개 금융지주 회장들은 CEO 승계 등 그룹 지배구조 제도 관련 기자들의 질의에 일제히 말을 아꼈다.
하반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는 계열사 CEO 5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농협금융 7명 등이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5대 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까지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3연임에 도전 중이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은 첫 연임에 도전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논의해 왔다. 이 원장은 이달 15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도 금융지주 자회사 CEO 선임의 투명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이날 금융지주 회장들을 직접 만나 재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하반기 대규모 CEO 임기 종료를 앞두고 금융권의 승계 절차에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다.
간담회에 앞서 이 원장은 과거 금융지주들의 CEO 승계 절차를 '참호 구축'에 비유했다. 지주의 자추위(자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고, 자회사의 임추위(임원 후보 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하는 방식이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오랜 시간 함께 머리를 맞대고 CEO의 참호 구축은 지양하고, 승계 절차를 공정하게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하반기는 그간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CEO 후보 추천 및 선정 과정에서 금융사지배구조법 제17조의 취지에 따라 자회사 임추위의 역할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CEO 상시 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CEO 후보 평가 시 임추위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자회사의 임추위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주 자추위가 보장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CEO가 지녀야 할 구체적인 자격 요건과 평가 단계별 최소한의 검증기간 등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절차를 마련하지 못한 일부 지주사는 선임 절차 개시 전 미흡한 사항을 조속히 보완할 것을 당부했다.
이남우 한국거버넌스포럼 회장은 "CEO 선임은 투명성과 절차적인 공정성이 생명이지만, 회사의 정관이나 규정에 나와 있는 절차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투명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글로벌 표준과 비교해도 한국 이사들의 독립성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경고를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간담회에서는 CEO 선임 외에도 지자체 금고 입찰에서의 공정한 경쟁과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지방은행이 맡아오던 지자체 금고 입찰에 자본력의 우위가 있는 시중은행이 이례적으로 뛰어들며 경쟁이 과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자체 금고 입찰을 이해타산의 관점보다 지역 내 자금 순환과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함께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늘어나는 금융사고에 대해서도 제도 개선 뿐만 아니라 내부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책임 있는 실행을 요청했다.
이 원장은 "금융권은 안팎으로 '변화와 전환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는데, 이런 굵직한 변화가 교차하는 시기일수록 굳건한 기초체력과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원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오늘 당부드린 사항은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경영 의사결정 시에도 금융사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을 되새겨 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