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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김혁 교수 연구진, 물로 만들고 물로 사라지는 ‘친환경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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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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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사진

서울시립대학교(총장 원용걸)는 김혁 교수(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지능형반도체학과) 연구팀이 천연 소재인 아라비아 검(Gum Arabic)을 반도체 절연층으로 활용해 물 기반 공정과 저전압·고성능 특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친환경 유기 박막트랜지스터(OTFT)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유기용매 기반 절연소재를 물로 가공할 수 있는 천연 소재로 대체하고, ±3 V의 낮은 전압에서도 높은 전하이동도를 구현해 지속가능한 저전력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함께 전자폐기물(e-waste)이 새로운 환경 문제로 떠오르면서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는 소자의 성능뿐 아니라 제조부터 폐기까지 환경 영향을 줄이는 ‘지속가능 전자소자(Sustainable Electronics)’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실리콘 산화물이나 알루미늄 산화물, PMMA 등의 고분자 절연체는 제조 과정에서 유기용매나 높은 공정 에너지가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폐기 이후에도 환경에 장기간 남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카시아나무에서 얻는 천연 다당류 소재인 아라비아 검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절연층으로 활용했다. 아라비아 검은 물에 쉽게 녹아 별도의 유기용매 없이 수용액으로 박막을 형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아라비아 검의 농도를 체계적으로 조절해 균일한 절연층을 제작하고, 그중 30 wt% 농도에서 약 1.6 nm의 낮은 표면 거칠기와 90% 이상의 가시광 투과율을 갖는 균일한 박막을 구현했다.


특히 아라비아 검 절연층은 1 kHz에서 약 27의 높은 유전율을 나타냈다. 이는 비교 대상으로 사용한 기존 PMMA 절연체의 유전율 약 3보다 약 9배 높은 수준이다. 높은 유전율을 가진 절연층은 낮은 전압에서도 반도체 채널에 전하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어 전자소자의 구동전압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아라비아 검을 적용한 유기 박막트랜지스터는 ±3 V의 낮은 전압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했으며, 최적화된 30 wt% 조건에서 평균 8.90 cm2/V·s, 최대 20.72 cm2/V·s의 전하이동도를 기록했다. 반면 비교군인 PMMA 기반 소자는 ±20 V의 구동 조건에서 약 0.2 cm2/V·s의 전하이동도를 나타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친환경 천연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저전압 구동과 높은 전하수송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성능 향상에는 아라비아 검과 유기반도체 사이의 우수한 계면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적화된 아라비아 검 박막의 매끄러운 표면은 유기반도체인 DNTT가 균일하고 규칙적으로 배열되도록 유도하고, 전하의 이동을 방해하는 계면 결함을 감소시켰다. 실제 30 wt% 아라비아 검 기반 소자는 기존 PMMA 기반 소자보다 낮은 계면 트랩 밀도를 나타내면서 안정적인 전하 이동 특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뿐 아니라 사용 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완성된 소자를 물에 담그자 아라비아 검 절연층은 약 10초 이후부터 변화하기 시작해 약 30초 만에 완전히 용해됐다.


이를 통해 향후 일정 기간 사용한 뒤 제거되는 일시적 전자소자(Transient Electronics)를 비롯해 친환경 웨어러블 센서, 일회용 전자기기 등 전자폐기물 발생을 줄여야 하는 차세대 전자기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물을 공정 용매로 활용하고 저전압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자소자의 제조·사용·폐기 전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적 방향을 제시했다.


김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아라비아 검을 반도체 절연소재로 활용해 친환경 수용액 공정과 저전압·고성능 소자 특성을 동시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존 전자소자가 성능 향상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제조 과정부터 사용 후 처리까지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반도체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소재와 소자 구조를 더욱 발전시켜 친환경 웨어러블 센서와 일시적 전자소자 등 다양한 저전력 전자시스템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Water-Processed Gum Arabic Dielectric for Low-Voltage, High-Mobility, and Transient Organic Thin-Film Transistors’라는 제목으로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서울시립대학교 이미리내․장효원․Swarup Biswas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혁 교수가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심화형) 및 산업통상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반도체 첨단전략산업초격차기술개발 사업 등의 지원과 서울시립대학교 반도체연구센터(UOS Fab)의 인프라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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