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는? …美日금리차·재정신뢰가 향방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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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정부의 엔저 견제에도 엔화는 달러당 157엔 안팎에 머물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09~11전이었다. 전날보다 소폭 엔화 강세를 보였지만 엔저 흐름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1.0% 정도에서 1.25% 정도로 인상했다. 3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현재 무담보 콜금리를 1.25% 정도로 유도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을 안정시키기 위해 금융완화 정도를 줄여나가는 방향이다.
반면 다카이치 정부의 정책 방향은 재정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7일 제2차 다카이치 개조내각 출범과 함께 결정한 기본방침에서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경제·재정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민간과 함께 일본성장전략의 17개 전략 분야를 중심으로 위기관리 투자와 성장투자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다카이치 총리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성장 없이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출을 단순히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투자로 성장률과 기업이익을 높이고 고용·소득과 세수를 함께 늘리겠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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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책이 반드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담당하고 정부는 재정정책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적극재정의 규모와 재원이다. 시장이 정부 지출 확대를 성장투자보다 장기적인 재정 팽창으로 받아들일 경우 국채 발행 증가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지출 확대가 수요와 물가를 자극하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도 높아질 수 있다.
다카이치 정부도 이 같은 시장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개조내각 출범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시장 참가자들에게 정책을 "투명하고 정중하며 일관되게 설명할 것"을 관계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정부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낮추면서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합친 연간 국채 발행액도 적절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적극재정이 엔저를 용인하는 정책이라는 해석에도 선을 긋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일반론으로서 엔화의 저평가는 문제"라고 재확인했다. 지난 25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통화에서도 이 점을 재확인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스스로 '리플레이션론자'가 아니라고 밝힌 사실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통화·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우선하는 인물로만 보지 말라는 취지다.
결국 엔화의 향방은 일본의 재정정책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미일 금리차와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 속도, 정부 재정운영에 대한 신뢰가 함께 작용한다. 일본이 금리를 올려도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달러 자산의 수익률 우위가 엔화 매도를 뒷받침할 수 있다. 반대로 금리차가 좁혀지고 일본의 성장투자가 재정 신뢰를 높이면 엔화 강세를 지지할 여지가 있다. 다카이치 정권의 숙제는 적극재정으로 실제 성장률과 세수를 끌어올리면서 물가 안정과 재정 신뢰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다. 금리 인상과 엔저 견제 발언을 넘어 이러한 정책의 성과가 확인되느냐가 엔화 흐름을 바꿀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