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바브엘만데브 장악 이어 사우디 석유시설 타격
경제난 심화·석유장관 사임 이란, 호르무즈 개방 7개 조건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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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가 친이란 후티 반군이 장악한 모든 지역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선언했다.
▲ 후티는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 연안 약 150㎞를 장악한 데 이어 사우디 아람코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 미국은 정보·군사 분석관 200명 이상을 사우디 지휘센터에 투입했으나 후티와의 직접 교전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 이란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등 7개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가 4일(현지시간) 친이란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영토를 되찾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후티가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홍해 연안 약 150㎞를 장악한 데 이어 예멘 제3도시 타이즈의 보급로까지 압박한 데 대한 반격이다. 후티는 같은 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쿠라이스 지역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을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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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샤드 알알리미 예멘 대통령지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TV 연설에서 "오늘 남은 영토를 탈환하고 국가와 국가기관의 권한을 전국 영토 전체로 확대하기 위한 군사작전의 시작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알알리미 위원장은 후티와의 긴장 완화 기회가 모두 소진됐다며 "국가가 해방될 때까지 공세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작전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가 세계 교역과 사우디 원유 수출의 동맥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 회복이라며 최종 목표는 후티가 2014년 장악한 수도 사나 탈환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 소장은 후티가 "제거될 때까지" 예멘군에 "완전한 작전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군이 공중전을 주도하고 예멘 정부군이 지상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우디는 지상공세 조율을 위해 군사고문도 예멘에 파견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현직·전직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예멘 정부에 충성하는 지상군 수만명이 작전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작전 규모에 따라 정부군과 친정부 무장세력 10만명 이상이 동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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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직접 교전을 피하면서도 상당한 군사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NYT는 미국 정보·군사 분석관 200명 이상이 사우디 내 지휘센터에서 표적 분석과 선정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방어 초계 비행에 나선 사우디 전투기에 공중급유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후티 장악 지역을 미군이 공습해 달라는 사우디의 요청을 거부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예멘 공습이 이란 대응에 대한 집중을 흩뜨릴 수 있다며 강한 유보 입장을 보였다.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장관은 지난 1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과 통화해 미군 공습을 재차 요청했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미국이 "당분간 물리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작전이 난관에 부딪히면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각료들은 2일 캠프데이비드에서 이란 전쟁과 예멘 사태 대응을 논의했다.
미국 국방부 중동 담당 고위 관리를 지낸 댄 샤피로는 "사우디와 예멘 동맹 세력이 지난번보다 후티를 상대로 전장에서 더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후티가 사우디에 일정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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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는 사우디 내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리 준장은 리야드와 리야드 남동쪽 150㎞의 쿠라이스 지역 아람코 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며 이번 공격이 사나·사다 등에 대한 공습에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 측은 직전 12시간 동안 사우디 주도의 공습·미사일 공격이 50차례 있었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지상에서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티는 타이즈 남쪽 알투르바를 장악해 타이즈와 아덴을 잇는 간선도로를 통제하게 됐다. 최근 48시간 동안에는 타이즈 주변 전략 고지도 점령하며 마지막 도로 쪽으로 진격했다.
타이즈는 후티가 장악한 북부와 정부 통제 남부, 홍해 연안이 만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도로가 넘어가면 수십만 주민이 거주하는 타이즈가 사실상 포위된다.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8월 초 이후 800명 이상이 숨졌다. 세계식량계획(WFP)은 15만명 이상이 터전을 떠났고 일부 지역에서는 4가구 중 3가구가 굶주리고 있다고 집계했다.
타이즈 주민 알라아씨는 보복을 우려해 이름 일부만 밝히며 "이웃집 아이들이 폭격 때문에 새벽 3시까지 깨어 있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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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전선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도 호르무즈 해협과 핵 문제를 둘러싸고 교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대해 내가 내릴 결정이 있다"며 "이란은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일한 문제는 쉬운 길이 될지, 어려운 길이 될지뿐"이라며 "우리는 쉬운 길로든 어려운 길로든 그것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을 고수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에 기반한 우리의 7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 방안이 수용되면 7일 이내에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조건에는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동결자금 즉시 반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모든 전선에서의 전투 중단 등이 포함됐다.
양측은 조건의 이행 순서를 놓고도 맞서고 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양측의 핵심 이견은 이 계획의 이행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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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교착과 봉쇄 장기화로 이란 내부의 경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는 모흐센 레자이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 경제 안정화 고위급 회의에서 현 상황을 국가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시기 가운데 하나로 묘사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제재에도 원유 수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던 모흐센 파크네자드 석유장관은 4일 사임했다. 이란 국영석유회사 사장 하미드 보바르드가 대행을 맡았다.
간호사·교사를 포함한 정부·민간 부문 종사자들은 급여만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며 사직 사실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퇴직 공무원들은 연금을 전액 받지 못했다며 시위를 벌였다고 이란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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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을 고수하는 가운데 해협에서는 선박 공격도 다시 늘고 있다. 걸프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전쟁 전 수준에 근접하자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의 선박 공격이 재개됐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전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지난달 28일 이후 해협 주변에서 선박 공격 7건을 보고했다. 4일에도 또 다른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발생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피격된 7척은 모두 해협에서 가장 좁은 구간 인근에서 공격받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3일 공개 선박 무선 채널로 "미국 해군을 믿지 말고, 남쪽 통로를 절대 이용하지 말며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한 미국 관리는 최근 몇 주간 이란의 선박 타격 능력이 향상돼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몇 주 전 이란 유조선을 타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국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세를 가한 뒤 이를 철회했다고 이 관리가 밝혔다.
공격 재개 전까지 중동 원유 수송은 상당 부분 회복됐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1~28일 이란을 제외한 중동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최소 1650만 배럴이었다. 전쟁 전 약 1900만 배럴의 87% 수준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사우디 총수출량이 8월 하루 245만 배럴에서 9월 690만 배럴로 반등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수송 회복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있다. 선박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걸프 산유국들은 보험료를 제외하고도 호르무즈 왕복 셔틀 운항 1회에 3000만~4000만달러(404억1000만~538억8000만원)를 부담하고 있다. 배럴당 비용은 15~20달러(2만205~2만6940원)다.
석유 연구업체 코모디티 콘텍스트 설립자 로리 존스턴은 "최근의 원유 수송 속도는 인상적이긴 하지만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았으며 이미 막대한 비용을 치른 결과"라며 최근 며칠간 일일 수송량이 200만~30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지난 2일 배럴당 102.25달러(13만7731원)에 마감해 주간 기준 약 5% 상승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박에 대한 공격이 강화한 것은 석유 시장의 현재 균형이 얼마나 취약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상황이 더 악화해 에너지 인프라가 표적이 될 경우 더욱 그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13만4700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