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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재정난’ 앞세운 경기도와 ‘민생 복원’ 외친 도의회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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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엄명수 기자

승인 : 2026. 10. 0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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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명수 기자의 눈 사진
엄명수 기자.
"예산은 숫자이지만, 그 숫자가 향하는 곳은 결국 도민의 삶입니다"

지난 2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 선 안광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경기도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둘러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줄다리기가 끝내 파열음을 내며 수면 위로 터져 나온 순간이다. 한쪽은 '세수 펑크와 재정 악화'라는 숫자의 방패를 들었고, 다른 한쪽은 '취약계층의 생존선'이라는 도민의 삶을 방패로 맞섰다.

갈등의 뇌관은 명확하다. 도 집행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결손과 급증하는 법정 의무지출을 이유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무분별한 지출을 억제하겠다는 명분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의회가 들이민 삭감 내역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쉬이 끄덕여지지 않는다. 칼날이 닿은 곳이 하필 가장 힘없고 취약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의 처우개선비,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워주던 민생경제 '통큰세일', 겨울철 소외 이웃에게 온기를 전할 김장 지원사업, 아이들의 등하굣길을 지키는 어린이보호구역 무인단속장비 점검비, 밥상 물가와 농가 소득을 동시에 잡던 농수산물 할인쿠폰, 그리고 여성청소년의 기본권을 지키는 생리용품 보편지원 예산까지.

모두가 깎아내기엔 너무나 뼈아픈, 서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최소한의 안전망'들이다. 도의회가 "전액 원상복구나 무리한 증액이 아닌, 최소한의 숨통이라도 틔워달라"며 건넨 복원 조정안에 대해 도 집행부는 기자회견 직전까지 '수용 불가'라는 냉정한 답변을 내놓았다.

물론 경기도의 재정 곳간이 넉넉지 않다는 점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전국 대다수 지자체 역시 같은 한파를 겪으며 지방채 발행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민생의 붕괴를 막아서고 있다. 재정건전성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곳간을 지키는 궁극적인 이유 역시 결국 도민의 밥상과 삶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던가.

이번 예산안 심사는 도와 도의회 중 누가 기싸움에서 이기느냐를 가리는 힘겨루기 장이 아니다. 집행부 공무원의 펜 끝에서 그어진 빨간 삭감선 하나에 골목상인 하루의 시름이, 아이들의 안전이, 그리고 추운 겨울을 버텨내야 할 이웃의 하루가 걸려 있다.

의회 민주당은 "협의의 문은 닫지 않겠다"며 공을 다시 집행부로 넘겼다. 이제 추미애 경기도정이 답할 차례다. 곳간의 장부상 숫자만 지킬 것인지, 그 장부 너머에서 숨 쉬고 있는 1420만 도민의 삶을 지킬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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