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金 39개, 뉴델리 대회 이후 첫 40개 미만 일본과 격차 커져, 최강 양궁·태권도 등 부진 구기 종목 선전 속 언행 논란, '군면제' 폐지론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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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 연합
한국 스포츠가 44년 만의 최소 금메달 수(39개)를 기록하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3개 대회 연속 종합 3위를 유지했지만 내용은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일 폐막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총 150개(금 39·은 43·동 68)의 메달을 획득했다.금메달이 40개에 못 미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이다. 3년 전에 열린 항저우 대회(금 42·은 59·동 89)와 비교해도 금메달은 3개, 전체 메달은 40개 줄었다. 메이저 대회 성적의 기본 척도가 되는 금메달 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49개)부터 계속 하락세다.
비교 대상이 되는 중국과 일본은 각각 169개, 8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개최국의 이점을 고려하더라도 일본과는 격차는 예상보다 더 컸다. 한국은 중국, 일본보다는 인도, 우즈베키스탄(이상 금메달 21개) 등의 추격을 더 신경써야 하는 입장이 됐다.
아쉬운 표정의 오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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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결승전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오예진이 퇴장하고 있다. / 연합
전통적인 '메달밭'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세계 최강을 자부했던 양궁은 금메달 10개 가운데 3개를 가져오는 데 그쳤다. 인도가 5개를 따 종목 1위에 올랐다. 특히 여자 리커브는 한국이 출전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통틀어 처음으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남자 리커브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른 이우석의 활약에도 한국 양궁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종주국 태권도의 성적표도 무거웠다. 금메달 3개 가운데 2개가 품새에서 나왔다. 올림픽 종목인 겨루기에서는 여자 67㎏ 초과급 송다빈만 정상에 올랐다. 한때 효자 종목이던 유도 역시 여자 57㎏급 허미미의 금메달 하나에 만족해야 했다. 항저우에서 금메달 6개를 따내며 '황금 세대'의 등장을 알렸던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에 그쳤다. 한국 수영의 총 메달 수는 20개(은 6·동 13)였지만, 우승 경쟁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벽을 실감했다.
엄지성 맹활약 속 한국 축구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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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짛나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
구기 종목은 선전했다. 남녀 농구는 나란히 12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3대3 농구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 야구는 5회 연속, 남자 축구는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여자 핸드볼도 8년 만에 우승했다. 다만 병역 혜택과 관련한 일부 선수들의 언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자 축구의 이기혁은 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고, 양민혁은 "메달이나 트로피보다 병역 혜택이라는 보상을 생각하며 뛰었다"고 말해 비판의 중심에 섰다. 박승수는 이른바 '전역모'를 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경쟁국들이 아마추어 또는 2진급을 내보내는 구기 종목에서 아시안게임이 한국 프로 선수들의 군면제를 위한 대회가 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병역 혜택 제도의 폐지론까지 점화됐다.
제몫을 다한 종목도 있었다. 펜싱은 금메달 4개로 자존심을 지켰다. 남자 사브르 개인·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오상욱은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근대 5종 성승민, 체조 여서정 등도 최고의 실력을 확인했다. 여자 체조 평균대에서 4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 17세 황서현과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에서 우승한 18세 강준이 등 새로운 얼굴도 등장했다.
태극기 게양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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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태극기 게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연합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국 선수단의 아쉬운 성적 이상으로 대회 운영이 아쉬웠던 대회로도 평가된다. 개최국 일본은 선진국 위상이 무색하게 숙소 부족부터 선수단 수송 착오, 국가 연주 실수에 국기 게양 미숙까지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아시안게임 자체의 떨어진 가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차기 아시안게임을 올림픽 진출권과 연계하기 위해 개최 시기를 2031년으로 1년 늦추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대회를 마친 한국 스포츠는 이제 2년 뒤 LA 올림픽을 바라본다. 2년 전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8위의 성과를 냈던 한국은 하락세를 딛고 세계 대회에서의 재도약을 준비한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과제들을 확인했다"며 "경기력을 면밀히 분석하고 선수육성과 훈련 시스템, 스포츠 과학 지원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나고야 아시안게임 화려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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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