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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콩 장려하더니 감산 전환… 농가 혼란 키운 ‘고무줄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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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10. 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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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배면적 감축 위해 논콩 적극 매입
재고 늘자 수매 축소… 전년比 2만t↓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 책임론 제기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논콩 정책이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쌀 재배면적 감축 일환으로 논콩 작목 전환을 장려했지만 생산 및 재고량이 증가하자 돌연 '감산(減産) 정책'으로 돌아선 것이 원인이다. 농업 현장에서는 무책임한 행정 추진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5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올해 정부 공공비축 시행계획상 2026년산 콩 수매 물량은 4만톤(t)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계획물량 대비 2만t 감소한 규모다.

지난 3년간 콩 공공비축 시행계획은 6만t으로 결정된 바 있다. 연도별 계획 대비 실제 수매 물량을 보면 2023년 3만2500t, 2024년 5만t, 2025년 5만7000t 등으로 조사됐다.

수매물량 감축 배경은 역설적이게도 콩 생산 확대로 인한 재고 증가에 있다. 농식품부 집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정부 창고에 보관된 콩 재고량은 12만4000t으로 나타났다. 2023년 4만9000t 수준이던 재고는 이듬해 8만8000t으로 79.5% 늘었고, 그다음 해 40.9% 증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콩 생산량이 증가하다 보니 비축에 따른 재고분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올해 초부터 콩 재배면적을 줄여나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농식품부는 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논 타작물 재배를 장려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논에 벼 대신 콩을 재배하는 경우 희망 물량을 모두 수매해 농가 판로 확보를 지원해 왔다.

농식품부의 논콩 전량 수매 정책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18~2020년 한시적으로 추진된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에 따라 생산된 논콩은 정부가 모두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2024년까지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논콩 재배농가의 희망물량을 전량 매입한다는 방침은 지속돼 왔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공공비축 시행계획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8~2024년 농식품부 공공비축 시행계획상 콩 운영방향을 보면 논콩 재배면적 확대를 통한 식량자급률 제고 및 벼 적정 생산 등을 위해 논콩은 농가 희망물량 전량 매입 방침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량 매입' 문구는 자취를 감췄다. 2025년 공공비축 시행계획을 보면 콩 운영방향은 '논 타작물 적정 재배면적과 재배면적 관리 목표 달성, 식량안보와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콩 공공비축 추진'으로 변경됐다.

농업계에서는 정부 논콩 정책 변화가 벼 회귀면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상 콩 재배면적 감소 움직임은 실제 감지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관측동향을 보면 올해 콩 재배면적은 6만8625㏊(논콩 2만2498㏊)로 전년 대비 7.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콩 재배면적은 2024년 7만4018㏊(논콩 2만2438㏊)에서 지난해 7만4015㏊(논콩 2만6242㏊)로 소폭 줄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정부가 지난 몇년간 쌀 생산량 감축 및 쌀값 안정 차원에서 논 타작물 재배 육성 및 확대를 실시해 왔지만 감산 정책으로 돌아선다면 농가에서 벼 재배로 회귀할 수 있다"며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면 현장 신뢰도가 저하되고, 농가 참여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명확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단체에서는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에 대한 송미령 장관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농업인들은 '국산 콩 전량 수매'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도 진행했다.

박흥식 전국콩생산자협회장은 "핵심 문제는 정부가 수매 이후 소비 대책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미 전북 김제 등 현장에는 작부체계를 전환한 농가가 많아 (재배면적을) 줄이라 해도 줄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책 없는 무책임한 정책에 대해 송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정책 수립 담당자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장수용 한국논콩자조회장은 "그간 (논콩 정책은) 현장 소통이 부족했고, 상당히 일방적인 통보 형식이었다"며 "지난해 5~6월까지는 콩 재배면적을 확대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에) 할당까지 줘놓고, 7월에 정권이 바뀌니 재배면적을 줄여야 한다며 (방향을) 선회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정부 정책 실패 비용이 농민 몫으로 전가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농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작물 전환을 유도하고도 사후관리 및 농가 영향성 등을 추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신 의원은 "정부 정책을 믿고 작물을 바꾸고 시설과 농기계에 투자한 농민에게 정책 변경 위험까지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생산조정정책은 생산목표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생산·소비·가공·정부비축 등을 하나의 중장기 수급계획으로 설계하고, 변경 시 충분한 사전예고와 단계적 조정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향후 농업계, 가공업체, 유관기관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책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재고분 감소를 위해 6만5000t가량을 가공업체 등에 공급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매를 희망하는 농업인 수요량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작황 등을 고려해 수매물량이 더 필요할지 여부를 검토·판단할 계획"이라며 "생산자·가공업계 등과 소통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의논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농해수위는 오는 7일부터 농식품부를 시작으로 유관기관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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