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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청와대 ‘대법관 재제청’ 갈등 장기화…헌법학계 “제청과 임명 서로 다른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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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6. 10. 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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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계 "제청과 임명, 별개 권한…충돌 성립 어려워"
"각자 권한 강조보다 전체 절차 놓고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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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대법고나 제청 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8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싼 조희대 대법원장과 청와대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다.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의 임명을 청와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재제청을 요구하는 초유의 상황까지 벌어진 가운데, 헌법학계에서는 제청권과 임명권을 별개의 권한으로 보고 양측이 절차에 따라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과 청와대는 올해 초부터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를 놓고 물밑 협의를 이어왔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했고, 청와대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구에 헌법적 근거와 구체적 사유가 없다며 거부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도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헌법학계에서는 '제청'과 '임명'을 구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제청하더라도 최종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뜻이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제청은 대법관 후보자를 인선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은 서로 다른 권한"이라고 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후보자를 골라 올리는 권한이지 임명을 좌지우지하는 권한 자체가 아니다"며 "임명권과 제청권이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 성립할 수가 없다"고 했다.

대법관 재제청과 관련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의 추천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는지도 쟁점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후보추천위가 추천한 후보들 가운데 대법관 후보자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제청해야 한다. 문제는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을 거부할 경우다. 대법원장이 기존 추천 후보 중 다른 인물을 다시 제청할 수 있는지, 아니면 후보추천위의 추천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지가 불분명하다. 현행법에는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했을 때의 재제청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없다.

현실적인 해법으로는 양측이 기존 추천 후보군을 놓고 다시 협의하거나 후보추천위를 다시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헌법학자는 "대법원장에게 제청권이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임명권이 형식적인 권한이 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다고 해서 대법원장의 제청 절차를 임의로 무시할 수도 없다"며 "양 기관이 각자 권한만을 강조하기보다 제청과 임명이 이어지는 전체 절차를 놓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헌법에 제청과 임명의 큰 틀은 정해져 있지만,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다음 절차를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데서 갈등이 커진 것"이라며 "대법관 공석을 장기화하지 않으면서도 향후 같은 충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청·추천·임명 과정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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