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자료 편철 범위 놓고 해석 분분
수사기록, 증거기록 구분 명시 안 돼
절차 중복에 사건 처리 지연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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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지방의 한 공소청에서 근무 중인 A 검사는 공소청 전환 이후 벌어지고 있는 실무상 혼란을 전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A 검사는 개정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등) 제4항을 예로 들며 불명확한 법 조항이 초래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당 조항은 검사가 송치 사건 처리에 필요한 자료를 조회하거나 송부받아 기록에 편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자료를 편철할 수 있는 '기록'이 수사기록인지 증거기록인지 명시하지 않아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이에 검사들은 범죄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를 기록에 편철하는 것조차 신중을 기하고 있다.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해당 자료를 편철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이 권한 없는 수사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의를 제기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A 검사는 "제가 변호인 입장이라면 형사소송법 조항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근거로 다툴 것 같다"며 "이 때문에 검사가 재판부에 제출했을 때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전국 공판부에서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무상 혼란이 빚어지자 일부 광역공소청은 범죄 피해자에게 '경찰에 다시 제출해서 경찰에서 검사실로 추송받는 형태'로 증거를 제출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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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검사는 "검사들이 사건 받아서 하는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양형 자료를 만드는 것"이라며 "기록의 범위에 이 부분도 명확하지 않고, 양형 자료 역시 증거 수사로 볼 가능성이 커 검사가 아닌 경찰이 이 업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무상 혼란으로 검사가 10분이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경찰을 거치면서 수일이 걸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한 광역공소청 소속 C 검사도 기록의 범위 등 명확하지 않은 규정으로,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 검사는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중 상당수는 송치 자료 미비에 따른 것"이라며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경찰은 종합수사결과, 보완수사 이행 통보를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보완수사 요구가 많아지면서 경찰이 종합수사 결과 통보와 보완수사 이행 통보를 동시에 해도 되느냐는 말까지 한다"고 했다.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새 형사사법체계가 시행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개정 형사소송법의 모호한 규정을 둘러싸고 일선 공소청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면서 사건 처리에 필요한 자료 확보 범위를 명확히 정하지 않은 탓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자료 확보 권한과 기록 편철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절차가 반복되면서 사건 처리 지연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법률사무소 정(正)의 정지웅 변호사(변호사시험 1회)는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조항을 둘러싼 문제는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기록 편철의 범위 등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진술과 자료를 재판에서 일률적으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면 확인 절차에서 발견된 결정적 사실을 공판에 연결하기 위해 다시 수사기관의 별도 수집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결과 절차가 중복되고 증거 확보의 적시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