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KB·신한도 FDS 고도화·피해 유형 분석 등 예방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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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홍 우리은행 금융사기예방 총괄수석은 1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에서 "피싱범들은 평생 피싱만 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인력 역시 내재화·전문화돼야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25명이 근무하는 금융사기예방부는 범죄 수법 분석부터 고위험 거래 대응, 영업점 지원까지 맡고 있다.
은행권이 금융사기 대응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은 피해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어서다. 경찰청에 따르면 금융사기 피해액은 2022년 7911억원에서 지난해 2조3755억원으로 3년 만에 약 세 배로 늘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신종 사기가 확산하면서 범죄 수법을 분석하고 의심 거래를 조기에 포착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수사 경험과 금융거래 분석 역량을 결합해 대응 체계를 고도화한다. 우리은행은 기존 금융거래 정보에 로그인 정보와 상품 이용 정보,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플랫폼 'ASAP'의 위험계좌 정보를 결합한 차세대 FDS를 구축할 계획이다. 생성형 AI로 신종 사기 유형과 이상징후를 분석해 탐지 시나리오 개선에 활용한다. 오는 11월 시스템을 가동하고 연말까지 안정화할 예정이다.
금융회사 간 정보 공유를 통한 대응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4~8월 FDS가 포착한 의심정보 639건을 자금세탁방지(AML) 부서에 전달했으며, 이 중 83건이 의심거래보고(STR)로 이어졌다. AML 분석 과정에서 확인한 타행 의심계좌 664건도 ASAP(금융권 위험정보 공유체계)를 통해 공유했다. 폐업 법인 계좌의 거래한도를 제한하고 의심 법인 사업장을 점검한 결과, 실제 사업자 대포통장 계좌 수는 지난해 상반기 472건에서 올해 상반기 408건으로 약 13% 감소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이날 "금융사기 예방은 고객의 자산뿐 아니라 금융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일인 만큼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피해가 발생한 뒤 구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징후를 한발 앞서 포착해 고객의 자금이 사기범에게 넘어가기 전에 차단하는 예방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사전 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 신종 투자사기 'KReSIM' 전용 FDS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eSIM 판매사업을 빙자해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모집하는 수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를 통해 1450건, 약 185억원 규모의 고객 자산을 보호했다"고 밝혔다. 또한 거래 차단과 함께 긴급 알림, 전담 직원 상담, 경찰 신고 안내를 제공하고 하나원큐에서는 의심 문자의 위험도를 확인하는 스미싱 대응 서비스도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렸다. 피해 사례를 분석해 범죄 유형별 탐지와 고객 안내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AI 분석을 통해 의심 거래를 찾아내고 고객이 돈을 이체하기 전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소비자보호부 내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조직을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모니터링과 예방 서비스, 관련 제도·정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응은 사기 이용계좌를 사후에 찾아내는 방식에서 거래 전 위험 신호를 포착하고 고객에게 경고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기술과 수사 전문성, 금융회사 간 정보 공유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가 금융사기 피해 예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